by 이방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을 위해서 죽을 수 있는 행복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혼자 남은 에잇의 시간은 더디게 흘러갔다. 죽은 몸이 또 한 번 죽은 것 같았다. 아무런 감흥이 없고,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 나날. 곁에 말을 걸 수 있는 상대가 없어졌다는 걸 깨달을 때마다 에잇은 괴로웠다. 역시 집에 들이지 말았어야 했는데. 인간이 숲에 엎어져 있던
에잇은 말 그대로, 우당탕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머리는 형편없이 헝클어지고 숨도 거칠었다. 침대에 누워있던 준이 이상함을 느끼고 상체를 일으켰을 때는 이미 에잇이 준의 방문을 연 후였다.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 한참을, 둘은 서로를 바라봤다. “뭐… 무슨 일이에요?” “지금 무슨 생각해?” “…저요?” 준이 묻자마자 숨도 돌리지 않고 한달음에
“다시.” “아, 이젠 어차피 먹지도 못하는데.” 준이 불평했다. 에잇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아아, 조금 더 애교 섞인 목소리를 내봤지만 오히려 역효과였다. 에잇이 대꾸 없이 테이블 위에서 손가락들로 토도독, 소리를 냈다. 준은 잠깐 눈치를 보다가, 다시 나이프를 들었다. 쓱, 쓰으으윽. 그릇 위 고기를 최대한 천천히 썰었다. 에잇의 얼굴을 흘금 봤
Ashes, and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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