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멍
로널드가 눈을 떴을 때, 실내는 지나치게 환했으며 공기는 후덥지근했다. 아, 진짜. 로널드가 속으로 탄식했다. 또 중간에 잠들었네. 밤까지 버텨야 하는데. 한숨이라도 쉬고 싶었으나 몸에 덕지덕지 들러붙은 통증이 방해했다. 조심히 손을 더듬거려 휴대폰을 찾았다. 손가락 아래에 그의 안부를 묻는 연락이 빼곡하다. 그가 입원했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져서 사흘
이곳은 신요코하마. 일본 요코하마 시 상단에 자리 잡은 작은 동네. 흡혈귀와 인간이 공생하는 이 시대에도 흡혈귀 사냥꾼은 남아있다. 대개 무지성으로 피를 찾는 하급 흡혈귀를 상대하지만, 때로는 봉사활동을 하거나 흡혈귀 관련 고민 상담을 해주고, 변태 흡혈귀를 개도한다거나, 흡혈귀를 변태로 각성시키기도 한다. 아무튼 간에 밤사이 일어나는 자질구레한 일은
“…면회 시간이 안 맞는다고?” 드라루크가 어리둥절히 되물었다. 히나이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괜스레 미안함을 내비쳤다. “응. 로널드가 입원한 병원이 낮에만 면회객을 받거든. 원래는 저녁도 받아줬지만 최근에 하급 흡혈귀가 그 주변에 늘어나서 낮으로 제한됐어.” 흐음― 그런가. 드라루크는 가볍게 숨을 뱉었다. 요란법석한 사고가 어젯밤 일. 어중이
페트병 하나가 데굴데굴 굴러떨어진다. 기울여진 땅 위에서 로널드는 기를 쓰고 중심을 잡았다. 가방은 떨어지지 않도록 몸에 묶다시피 맸다. 거친 바람이 얼른 꺼지라고 압박했다. 여름밤치고 싸늘한 한기 또한 그의 망설임을 야유했다. 분명 가방 안의 녀석도 그렇게 다그치고 싶겠지. 손을 더듬거려 다시 한번 가방을 확인했다. 필요한 건 다 챙겼다. 이제 해야
해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지. 정말 그런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춥다. 뜨끈한 담배 연기를 마시며 로널드가 생각했다. 이렇게 담배를 찾은 것도 별일이다. 평소에는 거의 끊기 일보 직전의 상태고, 정말 긴장하거나 피곤할 때만 피우는데. 알게 모르게 피로가 쌓였나. 무탈한 며칠을 보낸 로널드가 스스로를 진단했다. 음, 역시 멀쩡한 상태서 피우니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