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삼
*글 쓴 날짜:2021.04.18 *크루아상과 시간지기 설정 관련 심각한 날조 O 끼이익. 금속성의 물질이 대리석 바닥에 긁히며 듣기 싫은 소리를 냈다. 누구나 귀를 막고 달아날 정도의 소음이었으나, 정작 그 소리를 자아내고 있는 이의 귀에까지는 닿지 않았는지 멈출 기미가 없었다. 그의 걸음을 따라 잘 닦인 흰 바닥 위를 길게 가로지르는 선이 생겨난다
*글 쓴 날짜: 2021.06.21 크루아상이 그 틈새에 떨어진 것은 순전한 우연이었다. 시간여행 중 이상한 시간선에 떨어지는 것은 시간여행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었고, 이번에는 그저 그 대상이 된 장소가 특정 시간선이 아닌 시간의 틈새 어딘가였을 뿐이다. 틈새는 크루아상을 구속하지도, 어딘지 모를 시간선으로 날려 보내지도 않았기 때문에 크루아상이
*글 쓴 날짜: 2021.07.18 그 순간 처음 느낀 기분은 역함이었다. 기존의 답답한 나를 벗어던진 쾌감, 모든 의무로부터 풀려난 해방감 등은 느껴지지도 않았다. 완전히 다른 시선을 갖고 나니 그 끝에 놓인 이전의 내가 참을 수 없게 여겨졌다. 그동안 몸담고 있던 신체, 판단을 의지하던 사고, 손 가장 가까운 곳에 두었던 도구들까지 전부. 텅 빈
*쓴 날짜: 2021.10.22 7 "모든 걸 알고 있는 쿠키를 놀라게 하는 법이 뭐가 있을까?" "응?" 샌드위치는 포장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던 손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정작 질문을 던진 크루아상의 시선은 허공을 헤매고 있었다. 방금의 말은 질문이 아니라, 너무 골몰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내버린 생각인 모양이다. "모든 걸 알고
*쓴 날짜:2021.11.13 그에게는 이름이 없었다. 그가 시시껄렁한 작명 따위에 별 가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젠 부를 이도, 불릴 일도 없을 테고. 이름을 잃은 직후 작명을 제쳐두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우습게도 케이크를 하나 마련하는 것이었다. 텅 빈 건물 꼭대기에 부러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려놓은 케이크엔 초 한 개를 꽂았다.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