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날짜: 2023.07.07 *근미래 아포칼립스, 의인화 *글에서 등장하는 모든 집단 등은 허구이며 실존하는 것들을 기반으로 하지 않습니다. 돔과 공상과 현실 크루아상은 숨을 들이켰다. 하늘은 잿빛이었다. 귓불을 빨갛게 물들이는 추위도, 코끝을 맴도는 서늘한 겨울 향기도 없었지만 엄연한 겨울이 찾아왔다는 증거였다. 20XX년, 온 인류가 급격한
*쓴 날짜: 2022.02.14 *케이크버스/고등학생 AU, 의인화 *사람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식인)의 암시/간접적 묘사가 있습니다. "크루아상!" 아파트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기다리던 목소리가 드디어 들려왔다. 크루아상은 휴대폰 화면에서 시선을 거뒀다. "또 늦었네." "그래도 아직 여유롭잖아? 지각만 안 하면 됐지~." "
*쓴 날짜:2022.01.30 삶이 언제나 순탄할 수만은 없다. 모든 생명은 수많은 위기를 넘어가며 다음 이야기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과정은 대개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누구나 셀 수 없이 많은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분명 누구나 다른 이의 삶에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그러니 만일 그런 기회가 온다면, 감사해야 마땅하겠지. 어느 순
*쓴 날짜: 2022.01.22 *미래의 설정을 일부 공식 스크립트를 참고해 엄청나게 날조했습니다. 주의… 이야기는 어느 날 크루아상이 아무도 없는 방에서 홀로 고개를 들며 시작한다. 실은 이야기의 시작이 아닌 끝이라고 불러 마땅한 순간이었다. 어지러운 책상, 방 구석을 뒹구는 서류 더미 틈에 주저앉은 크루아상은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다만 이상하게도
*쓴 날짜: 2022.01.14 *로봇x인간 AU 비가 쏟아져 내리는 어느 겨울의 밤이었다. 크루아상은 가벼워야 할 퇴근길 발걸음을 늦추는 빗줄기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발걸음을 아예 멈춰버리는 물건을 만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 생각이었다. 계절에 맞지 않는 비를 잔뜩 머금고 축축해진 거대한 상자가 크루아상의 눈길을 끌
*쓴 날짜: 2021.12.04 *현대 AU, 의인화. 둘은 모르는 사이였다. 이는 의심의 여지 없이 명백한 사실이다. 그래서 크루아상은 그가 몇 년은 알고 지낸 사이처럼 친근하게 말을 붙여오는 이유를 통 알 수가 없었다. 배우란 이들이 으레 그렇듯 그도 넘쳐흐르는 자존감을 억누르지 못해 아무 곳에나 흘리고 다니는 게 아닐까, 하고 대충 짐작하는 것이
*쓴 날짜: 2021.11.17 시간지기는 알았다. 무엇을 알았냐 묻는다면 밑도 끝도 없다. 시간지기는 아는 게 모르는 것보다 많기에. 굳이 지금 하고 있는 생각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자신이 잠에서 깰 즈음엔 늘 크루아상이 집으로 돌아왔으므로 곧 발소리가 들리리라는 사실, 같은 것 말이다. 그런 생각을 갈무리하려는 찰나 현관문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쓴 날짜:2021.11.13 그에게는 이름이 없었다. 그가 시시껄렁한 작명 따위에 별 가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젠 부를 이도, 불릴 일도 없을 테고. 이름을 잃은 직후 작명을 제쳐두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우습게도 케이크를 하나 마련하는 것이었다. 텅 빈 건물 꼭대기에 부러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려놓은 케이크엔 초 한 개를 꽂았다. 앞
*쓴 날짜: 2021.10.22 7 "모든 걸 알고 있는 쿠키를 놀라게 하는 법이 뭐가 있을까?" "응?" 샌드위치는 포장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던 손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정작 질문을 던진 크루아상의 시선은 허공을 헤매고 있었다. 방금의 말은 질문이 아니라, 너무 골몰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내버린 생각인 모양이다. "모든 걸 알고
*글 쓴 날짜: 2021.07.18 그 순간 처음 느낀 기분은 역함이었다. 기존의 답답한 나를 벗어던진 쾌감, 모든 의무로부터 풀려난 해방감 등은 느껴지지도 않았다. 완전히 다른 시선을 갖고 나니 그 끝에 놓인 이전의 내가 참을 수 없게 여겨졌다. 그동안 몸담고 있던 신체, 판단을 의지하던 사고, 손 가장 가까운 곳에 두었던 도구들까지 전부. 텅 빈
*글 쓴 날짜: 2021.06.21 크루아상이 그 틈새에 떨어진 것은 순전한 우연이었다. 시간여행 중 이상한 시간선에 떨어지는 것은 시간여행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었고, 이번에는 그저 그 대상이 된 장소가 특정 시간선이 아닌 시간의 틈새 어딘가였을 뿐이다. 틈새는 크루아상을 구속하지도, 어딘지 모를 시간선으로 날려 보내지도 않았기 때문에 크루아상이
*글 쓴 날짜: 2021.05.23 이별 통보는 첫 만남처럼 갑작스러웠다. 크루아상은 그 말이 처음 제 귓가를 스쳤을 때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인사가 아니라 일상적인 대화에나 어울릴 듯한 평이한 말투였으니까. 오늘 점심은 뭐 먹을래? 같은. 하지만 지금은 한밤중이고, 식사를 할 시기는 진작에 지났다. 그럼 그것 말고 잘못 들을 말이
*글 쓴 날짜: 2021.05.12 시간관리국은 떠들썩한 분주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관리국이 분주한 게 하루 이틀도 아닌데 굳이 이 문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유는, 바로 오늘의 분주함이 평소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평소처럼 한시라도 빨리 시간선을 고치기 위해 이곳저곳 뛰어다니는 것처럼 보일 테지만, 조금만 더 유심히 살펴본다면 그들
*글 쓴 날짜:2021.04.18 *크루아상과 시간지기 설정 관련 심각한 날조 O 끼이익. 금속성의 물질이 대리석 바닥에 긁히며 듣기 싫은 소리를 냈다. 누구나 귀를 막고 달아날 정도의 소음이었으나, 정작 그 소리를 자아내고 있는 이의 귀에까지는 닿지 않았는지 멈출 기미가 없었다. 그의 걸음을 따라 잘 닦인 흰 바닥 위를 길게 가로지르는 선이 생겨난다
*글 쓴 날짜:2021.04.04 "갑자기?" 자꾸만 말썽을 일으키는 시간여행기를 붙들고 있던 크루아상은 저만치서 들려온 말에 한참 처박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이제 선선해지는 계절이라지만 기계가 내뿜는 열기에 크루아상의 얼굴에는 땀이 비 오듯 맺혔다. 목에 두르고 있던 수건으로 땀을 닦아내고 있자 시간지기가 어디서 났는지 모를 물병을 건네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