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미도] 커런덤
첼시 X 국장, 조각글
보석의 의미
루비 : 열정과 사랑, 평화와 용기
사파이어 : 자애, 성실, 진실
W. 아웅이
루비, 선명한 붉은빛이 특징인 아름다운 석류석. 국장, 그거 알아? 과거 한 나라의 왕이 왕비를 사랑해 무척이나 호화찬란한 궁전을 지었대. 루비는 그 궁전을 지탱하는 기둥에 장식이 되어서 왕비가 길을 잃지 않도록 길을 비추어주었대. 그 찬란한 붉은 보석은 사랑과 용기를 나타내지만, 몸에 지니고 있으면 불안함과 두려움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준대.
국장에게는 필요 없겠지만 주변의 사람과 평화로운 생애를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돌이랬어. 내가 당신을 생각하며 조각한 보석이야. 내 마음 같아서는 무척이나 큰 보석을 주고 싶었지만 한사코 거절하는 너 때문에 이렇게 작게 조각했어.
사실은 국장에게 주려고 만든 보석을 보고 있었는데, 옆이 너무 쓸쓸해 보여서 루비가 아닌 다른 것으로 똑같이 페어로 만들었어.
사파이어. 청아한 코발트블루가 탐스럽게 빛나는 모습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고 싶어지지 않아? 어? 안 그런다고? 이상하네. 다른 사람들은 늘 원했어. 내 보석과 그것들을 만드는 나를. 국장만 이상한 거 아니야? 그 사람들이 이상한 거야? 이해를 못 하겠어. 보석들만 주면 모든 게 일사천리인데. 결말? 결말은 음. 별로 좋진 않았지. 왜 자꾸 도망가는 걸까. 나는 그저 그들을 후원해주고 싶은 것뿐인데.
자. 이 루비 목걸이가 국장 거야. 사파이어는 내 거고. ‘페어’냐고? 응. 페어야. 내가 커플 목걸이라고 하면 안 받아줄 거잖아. 이건 ‘친구’로서 주는 페어 아이템이야. 보석이 작으니 그렇게 값어치가 없어. 편안히 하고 다녀.
아이참. 이 정도로 작게 세공하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국장이 후원을 안 받겠다고 하니까 그런 거잖아. 어? 원래 다른 사람들을 멋대로 후원하는 건 나쁜 일이야? 그렇지만 그들이 먼저 후원해달라고 그랬는데. 내가 잘못한 거야? 내 잘못은 없어? 아하하, 그럼 도대체 누구의 잘못인 거야?
응? 왜 사파이어로 정했냐고? 그냥. 푸른색을 보고 있으면 똑 부러지는 누군가가 생각나서. 너를 상징하는 보석이야. 게다가 사파이어는 루비랑은 절대 떨어질 수 없다고? 안 놔줄 거야. 아아! 미안해! 이제 장난 안 칠게. 다시 돌아와서 앉아. 국장! 내가 미안해. 친구랑 포옹 한 번쯤 괜찮은데 국장만 예민하게! 아. 알고 있었어? 알았어. 이제 엉덩이 안 만질게. 용서 해줄 거지? 응? 좋아! 보석 하나 더 만들어줄게!
이제 됐어? 알겠어. 어? 사파이어와 루비가 왜 못 떨어지냐고? 이 청옥과 석류석은 커런덤이라는 원석에서 같이 태어나거든. 가족이라고 할 수 있어. 그렇기 때문에 보석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루비를 찾을 때 사파이어도 같이 찾지.
둘은 ‘커플’이거든. 마음에 들어? 이것들은 내 역작이야. 왜 그렇게 신경 썼냐고? 그거야 국장이 받고서 좋아할 걸 생각하니까 대충 만들 수 없겠더라고. 아-! 얼굴이 엄청 붉어. 국장. 뭐야? 나한테 반했어? 내 후원 받을 거야? 아! 국장 어디가!
국장! 내 마음이야. 내가 만들었어! 후원 아니야! 받아줘! 제발! 잠, 잠깐만 같이 가! 국자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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