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백소
총 4개의 포스트
여름편 上 도쿄의 여름 끝자락이 기억 너머를 비추고 있었다. 나무에 가려진 햇빛은 아스팔트 길 위에 얼룩덜룩한 그림자를 그려낸다. 그 위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덧칠해지고 며칠 전 내린 비가 만든 물웅덩이들이 공원 곳곳에 남아있었다. 공기는 여전히 뜨겁고 습했지만 때때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새들의 울음소리와 이파리를 따라 빗방울이 떨어지
밤하늘 아래 고요한 복도 사이, 한 교실에서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노랫소리가 들리는 교실 문 앞에서는 한 소녀가 서 있다. 소녀는 두 눈을 감고 조용히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헤어스타일은 초록색을 띄는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높이 묶어 올렸으며 머리카락 끝 쪽에는 진한 분홍색의 브릿지가 눈에 띈다. 또 헤어 브릿지 색과 같은 분홍색의 체크
아키야마 미즈키는 영원을 믿지 않는 사람이였다. 그렇기에 미즈키는 언젠가 다가올 끝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이 세상에 영원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아. 학교에는 졸업이 있고 관계는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며, 사람은 모두 죽어. 끝이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것은 모두 미리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의 변명일 뿐이야. 정말로 단 한 번도 끝에 대해 생각해본 적
몇 살 때의 일이였을까. 그 시골 마을에는 왜 가게 되었을까.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아. 그치만 그 날의 하늘만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꼭두새벽부터 부모님에게 이끌려 무작정 차에 타서 한참을 이동했던 적이 있었다. 어디로 가는 건지도 제대로 모른채로, 지루한 장거리 이동에 계속 칭얼거리기 일쑤였다. 그럴 때 어머니가 건네주시던 밀크 카라멜의 달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