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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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보금자리는 아스타리온에게 있어 안성맞춤이기 짝이 없었다. 나약한 뱀파이어 스폰에게 볕 한점 들지 않는 집이란 얼마나 달콤한 안식처인가! 피부가 타오르는 통증 없이 눈을 뜬 아스타리온은 제 연인을 뒤에서부터 가볍게 껴안으며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구태여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 캄마는 찻잎을 우리기 시작했다. 감미롭고 부드
발더스 게이트에는 여러 가지 인간상이 존재한다. 그림을 잘 그려 화가로서 이름을 날린다던가, 요리를 잘해 저명한 레스토랑이나 여관의 셰프가 된다던가. 가진 재능을 십분 발휘하는 건 스스로에게 달렸으니 살아가는 방식 또한 제각기 다른 법이다. 캄마의 경우에는 손재주가 남다른 편이었다. 허나 그가 택한 길은 공예품 만들기도, 십자수 놓기도 아니었다. 기척을
" 아스타리온, 혹시 행복한 김밥이라고 알아? " " 달링은 가끔 보면 그런 유행에 참 관심이 많은 것 같네. " 아스타리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밥, 김밥이라⋯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놀이 중 하나인가. 눈앞의 연인은 어디서 또 그런 유행에 관심을 갖게 된 건지. 그러고 보면, 제대로 관심을 가지고 타브를 바라본 것이 언제쯤이었을까. 수많은
발더스 게이트의 영웅이 죽었다. 무엇을 기대할 수 있었을까? 영웅도 결국에는 살아있는 생명이다. 삶이란 유한하기에 더욱 가치가 있고 빛난다. 다만 그것은 필멸자들에게만 해당하는 법칙일 뿐. 아름다운 이별, 눈물 젖은 안식도 결국 순간을 살다 가는 자들에게만 허락된 것이다. 영원을 강제당한 사내에게는 받아들이려야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실인 셈이었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