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캔터피
토머스 홉스는 방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그로 하여금 얼마나 많은 것을 가능케 해주는지에 대해 알던 탓도 했지만, 해마다 두 번 그는 자취방을 떠나 영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 행위의 의미를 아는 프랜시스 베이컨은 그때마다 기꺼이 친구를 베이컨 저택으로 납치해오는 안하무인 도련님이 되어주기로 했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기차표만 달랑 들고 몰
산 너머 고운 노을을 보려고 그네를 힘차게 차고 올라 발을 굴렀지 노을은 끝내 어둠에게 잡아먹혔지 나를 태우고 날아가던 그넷줄이 오랫동안 삐걱삐걱 떨고 있었어 어릴 때 나비를 쫓듯 아름다움에 취해 땅끝을 찾아갔지 그건 아마도 끝이 아니었을지 몰라 그러나 살면서 몇 번은 땅끝에 서게도 되지 파도가 끊임없이 땅을 먹어 들어오는 막바지에서 이렇게 뒷걸음질 치
간만에 전기포트를 쓸 일이 생겼다. 꺼내놓긴 했어도 쓸 일이 없어 슬슬 주인 빼고 다 돌려쓰는 공용품이 되어가는 중이었는데 말이지. 김이 나는 붉은 찻물을 코 가까이 대고 향을 맡았다. 오래전에 맡았던 그 향과 같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모금 마셨을 때 온몸이 따뜻한 느낌은 그대로였다. 서늘한 기운이 다 가시기 전까지는 자주 마실 것 같다. “아, 밤
기숙사방에서 소란스러운 파티가 끝난 것은 점호를 아슬아슬하게 앞둔 9시 40분 무렵이었다. 다들 각자의 방으로 돌아간 후에도 르네 데카르트의 방은 여전히 정리하지 못한 선물들로 가득했으나, 사감은 생일을 축하한다는 짤막한 한 마디로 그 난장판을 눈감아주었다. 점호가 끝난 직후 르네는 벤과 라이를 찾아갔다. 도저히 많은 선물들을 혼자 정리할 수 없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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