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유나
교장이 무언가 말한 뒤 통신이 끊어졌다. 심부름이 목적이었구나. 브로치에서 손을 떼어냈다. 이번에는 교통수단을 타고 가도 되려나? 지도를 펼쳐 동선을 가늠해 보았다. 말은 못 타겠다. 숲 입구를 지나가야 해. 상점가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으니 빌릴까? 자전거 정도는 타고 가도 괜찮겠지? 상점가에서 자전거를 빌려 숲을 향해 달렸다. 큰길을 따라 달리다 숲으
현 바이올린과 1등, 한재현이 한국에 오기 전의 일이었다. 첫 콩쿠르부터 세현예고 입학 실기 시험날까지. 대회에 나갈 때마다 세기의 천재, 이유현과 얼굴을 맞대곤 했다. "또 같은 결과야?" "언제나처럼." 처음 만난 대회장에서부터 마지막으로 봤던 세현예고 실기장까지. 유현이는 단 한 번도 흐트러진 적이 없었다. 결과는 늘 뻔했다. 부모님도 나도 갑
가끔 그런 날이 있다. 갑자기 추워지고 아침 바람이 시린 날. 본능적으로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은 날. 그래서 알람 다섯개를 모두 놓치는... 내가 미쳤구나. 책을 챙겨 전공관까지 달렸다. 20분 거리를 10분만에 내달려 건물 삼층까지 뛰어올랐다. 강의실 근처까지 발을 내딛은 순간 내 이름이 들렸다. "서유진!" "네!!" 혹시라도 안 들릴까 목청
경기가 열리는 빙상장에는 상반되는 온도가 공존한다. 얼음을 얼리기 위해 차갑게 유지되는 곳이지만 역설적으로 사람의 열정은 그 온도를 높인다.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관중석 천장에 자리 잡은 스피커의 음량이 생각보다도 더 크다. "역시 신축이야." "오늘도 기대를 안 배신하네." 음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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