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커뮤 로그

2021년작. 커뮤 뛰면서 쓴 글로그

 런던의 날씨는 늘 우중충하지만 그날은 맑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여름하늘이 7월의 런던에서 보이다니. 스텔라 클레프 밀러는 웃었다. 밤에 있을 연주회가 잘 풀릴 모양이다.

신예 연주자는 기분 좋게 웃으며 연주홀로 들어갔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작년 벨기에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곡을 전부 연주하기로 되어있었다. 관객석을 가득 채울 사람들을 떠올리니 얼마나 행복하던지. 지긋지긋하게 연습했던 곡도 오늘이 끝이라 생각하니 홀가분한 기분도 들었다.

 연주회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지팡이를 대기실에 놓아뒀다. 옷 어딘가에 숨겨둘 수도 없고 쓸 일도 없으니까. 그래서 스텔라는 그날도 늘 하던대로 했다. 지팡이를 대기실에 잘 챙겨두고, 물을 마시고, 바이올린을 들고 무대에 올랐다.

 예선에서 연주한 곡부터 파이널 라운드에서 연주했던 곡까지 실제 무대처럼 전부 연주해야 했다. 연주자는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고, 바이올린 현을 바이올린 위로 올리려 했다.

2층에서 지팡이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루이, 숙여!!!"

스텔라의 비명을 신호로 남매가 동시에 자세를 숙였다. 연주지의 머리 위로 무언가가 지나갔다.

그리고 쾅. 굉음이 귀를 찔렀다.

연주자는 겨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았다. 지팡이를 든 2층의 괴한은 날 죽이러 왔구나.

비명이 연주홀을 가득 채우고, 사람들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은 마법에 맞았는지 쓰러졌다. 관객석이 아비규환이 되었다.

 관중석에 있을 제 오빠, 루이스를 시선만으로 찾으니 이미 손에 총이 들려있었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본능적으로 무대 아래, 관객석으로 뛰어내렸다. 공격에 맞았는지 관중석에서 구경하고 있던 경비원 둘이 쓰러져 있었다. 지팡이가 없으니 잠시만 빌릴게요. 쓰러진 경호원의 허리춤에서 총을 빼 들었다. 

 "... 내 오빠들은 왜 하나같이 성격이 얌전하질 못한 거야?"

 "이 상황에 그런 말이 나와?"

 거리도 있고 시끄러운데 이걸 듣네. 이쪽으로 날아오는 공격을 피해 옆 좌석 뒤로 굴렀다.

 "도망이나 가!"

 바로 테러범에게 총을 겨누고 격발했다. 마법이 마구잡이로 날아다니는 홀 안에 화약이 터지는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비명소리가 곧바로 들렸다.

 "... 어?"

  날아다니던 마법이 멈췄다. 이걸 맞았다고? 저거, 엉성한 놈 아니야? 얼어있는 사이 프로테고를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총성이 두어번 더 들렸다. 신음이 들리더니 홀 안이 고요해졌다.

 "젠장. 사라졌어!"

 놓쳤구나. 갔나봐. 들고 있던 총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스텔라는 이마를 손으로 짚으며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이 많으면 안 올 거라 생각했는데... 안일했나."

 루이스가 한탄을 내뱉었다.

스텔라는 고개를 저었다. 같은 생각을 했으니까. 마법을 쓰지 않고 기술을 쓰는 사람들의 세상에 있으니 괜찮다고, 사람들도 많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밖으로 움직이지 말걸.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쥐죽은 듯 살았어야 했나.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머리를 채웠다.

 "... 도망간 놈 잡을거지?"

 "당연히 잡아서 쳐야지. 마법사 아닌 사람들도 무서운 줄 알아야 헛소리도 줄어들거 아니야."

스텔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곧 마법부 소속 마법사들이 수습하러 들이닥치겠지.

연주자는 오빠의 팔을 잡아 끌고 지팡이를 찾으러 대기실로 돌아갔다.

 "그런데 클레프, 총 들 생각은 어떻게 했어?"

 "루이가 먼저 들고 있었잖아. 지팡이는 손에 없고... 그런데 그 총, 경비원들 물건이 아닌 것 같은데."

 "내 총이야. 옆동네가 하도 시끄럽길래 혹시나 해서 샀어."

 "... 총기법은 어쩌고?"

 "나 사격클럽 다녀서 합법이다."

 쓸데없는 소리로 복잡한 생각을 지우려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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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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