清一色

[RUBRUM/시우/43세/]

커뮤로그 by 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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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 조용히….”

시우(Siu), 43세, 183cm,

청일색(清一色): 한 종류의 수패로만 이루어진 역.


1.

그는 나름 평범한 삶을 살았다. 올해는 예년보다 비가 많이 내렸다는 것. 카메라 렌즈에 습기가 차서 투덜거리던 이웃. 집에서 오 분 정도 거리에 있는 빵집의 휴가 일정. 아파트 지붕 아래 집을 지은 새들의 울음소리. 아침 일찍 산책을 나서는 주인과 갈색 개. 작은 방 창틀 아래 먼지와 함께 고여있는 물기.

아주 사소한 것들도 빠짐없이 바라보는 시선. 모든 것을 담고 기억하되 무감했다. 안경의 검은테 아래로 그림자가 걸쳐진다.

2.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그런 것은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 그저 아직 죽지 않았기에 살았고, 살아있기에 하루를 보낸다. 그럼에도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것들이 필요했다. 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했다. 주로 필요하지만 누구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들이었다.

몸에 비해 품이 큰 사이즈의 셔츠 소매를 팔꿈치 위까지 깔끔하게 접어올린다. 머리끈을 입에 물고는 손을 뻗어 앞치마를 목에 걸친다. 자줏빛이 도는 검은 머리카락을 묶고, 허리끈을 조이면 매끈하게 코팅된 앞치마가 넉넉하게 몸을 감싼다. 이어폰을 끼고 손 가는 대로 아무 곡이나 틀었다. 마지막으로 고무장갑을 손에 들고선 숨을 한 번 고른다.

꽃 한 송이 꺾지 못할 사람으로 자라지는 못했다. 오히려 도살을 업으로 하는 자들 만큼이나 익숙한 사람일 것이다. 필요한 정보를 전부 토해내버린 사람. 조직을 배신한 사람. 그 외에도 누군가의 필요에 따라서. 단단한 망치를 골랐다. 눈을 마주쳐도 아무 말이 없다가, 곧장 내려치면 쉽게도 깨져나간다. 피 외에도 인간의 몸 안에 담겨 있는 것들이 반동에 의해 튀기고 옷을 더럽히는 일. 몇 번을 경험하는 순간이지만 그다지 즐겁지도, 그랬다고 싫지도 않다.

3.

말고 또 뭐 있을까요?? 뭐가 있을법한데… 그리고 직업 아무리생각해도 무직같아요 소속만 루브룸이지 프리랜서아니냐이거??

노잼농담쟁이 (놀랍게도오피셜부터쭉밀고오는설정)

의외로애들한테약함 (놀랍게도오피셜부터2)

4.

삭수패 중 9삭. 숨어들 곳은 숲이 가장 적절한 법이다.

머릿수를 맞추기 위해 불리는 것 외에는 작탁에 앉는 일이 별로 없다. 다만 운과 기술이 둘 다 따라주어야 하는 것이 마작인지라, 승률이 좋은 편은 아니다. 도박을 하는 이들을 수없이 보아왔지만, 돈이나 목숨을 걸고 하는 행위의 어디서 쾌감을 느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 유이든

  • 위고 장 클로드

- 적을 두지 않은 채로 일하던 중 아라크네의 의뢰를 받게 되었다. 필요한 정보를 빼내는 것과 깔끔한 뒷정리. 군더더기 없는 고용 관계. 이후 위고로부터 아라크네로 들어오는 것에 대해 제의를 받았으나, 각종 범죄와 연루되어 있는 본인의 입장이 중립구역인 아라크네에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허나 루브룸에 들어가게 된 이후로도 아라크네의 일을 처리해주곤 했는데, 그 이유를 묻는 질문을 매번 듣곤 한다. 온갖 재미없는 농담들로 대충 넘기다가 최근에는 변명의 종류가 한 가지 더 추가되었다. 내가 거기 동생 쪽을 만나거든. 이 정도면 설명이 되겠니? 여전히 재미는 없고, 물론 사실도 아니다. 아직은?

  • 라파엘 로드리게즈

  • 가야 고스와미

  • 부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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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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