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끼
사형. 이 전쟁이 끝나고 화산으로 돌아가면 저와 혼인해주지 않으시겠습니까. 비교적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또 대비해왔던 마교와의 전쟁이 결국 확실하게 실체를 가지고 눈앞에 다가왔을 때였다. 그래도 아직은 웃을 수 있고 아직은 시답잖은 농을 주고받으며 장난을 칠 수 있었던 때. 그래야만 했던 때. 공포에 짓눌리지 않으려 부러 쾌활히 웃는 이들이 곳곳에 있었고
“사형, 누가 뭐라 해도 제가 사형께 느끼는 이 감정은 연모입니다. 설사 사형이라 하더라도 그걸 부정하실 수는 없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데도 그 목소리는 어딘가 먼 곳에서 들린 것마냥 아득하게 윤종의 귀에 닿았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던가. 눈앞에 닥친 현실을 도피하듯 기억을 더듬어나가지만 계기를, 시작을, 혹은 이 순간에 도달하게 된 분기점을 이제 와
화산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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