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담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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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를 죽이고, 너를 가두고. 엔딩은? 퇴원 후 한 달, 모처럼 낮에 일어난 락연은 잘 보관된 도안을 들고 타투이스트를 찾았다. " 이 정도 크기면 정말 많이 아플 텐데, 첫 타투로 괜찮겠어? " " ···응. " 타투이스트는 도안을 내려다보았다. 지우고 다시 그려진 자국들이 선명한 스케치. 본래의 도안이 어땠는지는 말해주지 않아 불분명하지
당신의 성전을 허무는 자녀마저 사랑하십니까? 락연은 그 일이 있고 무언가를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다. 강박적으로 펜을 부여잡고 뚜렷한 감정 없이 흰 도화지만을 쳐다보다 기절하듯이 잠들고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세계는 자신의 역사를 써 내려가듯이 답을 조잘거렸으나 끝내 색이 입혀지지 않아 사멸하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보내버린 세계가 하나 둘 늘어갈수록
'서락연'이란 인물은 결국, 서술되지 않은 세계의 공백이다. 인적사항 이름 서락연(徐絡緣 | 모든 인연을 얽어 아우르는 이) 연령 25세 직업 무직 상황 대학 졸업 후 사랑했던 모든 것을 부수고 스스로의 행복마저 부숴버린 아이. 더는 아무것도 쓸 수 없게 되었다. 동기 몰락, 인정, 안정, 전쟁, 평화, 세계의 종말. 외형 키 16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은 아늑하다. 강박적으로 써 내려가던 검은 글씨들도 뭉개지듯 번져서 결국 새까맣게 변해버렸으니, 이제 그 위에 떨어진 잉크가 타인의 세계에 간섭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창조하지 못한 세계들이 뒤엉키다 숨통을 얽는 포이보스처럼 되었기에- 도망친 다프네처럼 그 어디의 월계관이 되어 나는 여기에 있다. " ···. " 초점이 흐린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