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델리언
스쿠나는 나나미의 잔예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 사고의 한쪽은 침착하게 나나미가 말했던 이름들을 떠올리려 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어차피 저항하면 죽이는 건 문제 없으니 일단 인간은 전부 살려내면 되겠지. 단순한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자니 그의 뺨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스쿠나.” 이타도리의 목소리에 스쿠나는 대답 대신 혀를 찼다.
나나미는 커프스링크를 빼며 지금 스스로가 다소 멍한 상태라는 걸 자각했다. 사고가 매끄럽게 흘러가지 않는다. 오래 정장을 입었던 만큼 익숙한 움직임으로 양 손목의 커프스링크부터, 시계와 넥타이를 풀어나갔다. 그 주령에게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서 쿠기사키 양과 닛타 씨를 만류했는데, 다행히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갔지. 그렇지만 마유 씨의 태도 변화가 너무
나나미가 다시 눈을 떴을 때도 마유는 옆에 있었다. 안락의자에 파묻힌 채, 배 위에 손을 올리고 눈을 감고 있는 걸 보니 잠든 것 같았다. 팔에서 주삿바늘을 빼고 소리가 나지 않게 주의하면서 침대에서 내려왔다. 병원 전화나 누군가의 휴대폰을 빌려서 고전이나 이지치 군에게 연락하면 될까. 닛타 씨와 쿠기사키 양도 찾아야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조용히 걸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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