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겔 짧은 드림

미겔 오하라가 좋다. (41~50)

41. 건물이 무너지면서 다리가 깔려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하는 드림주를 구하기 위해서 미겔이 그를 향해 뛰어갔어. 다행히 둘 다 무사했지만… 손가락만 겨우 움직일 수 있을정도로 좁은 공간에 두 사람의 몸이 아주 가깝게 밀착한 채로 갇혀버렸지. 지원이 올 때까지 이러한 상태로 꼼짝없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미겔은 최대한 다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드림주의 따뜻한 체온이나 숨결이 너무 잘 느껴졌어. 할 수 없이 라일라에게 아무 말이나 해보라고 말했어.

《 미겔~ 지금 네 심장 박도 장난 아닌거 알아? 》

“…다른 거, 다른 이야기.”

《 다른 거? 음~ 혹시 이것도 알아? 드림주 심장 박동도 장난 아냐. 오, 더 빨라졌는데? 》

“……”

라일라의 말 때문에 지원이 도착해 구출 될 때까지 서로의 빠르게 뛰고 있는 심장 소리만 들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

42. 빌런이 나타날 때까지 건물 안에서 잠복하고 있었어.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지루해져가면서 드림주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다가 결국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들어 버렸어. 미겔은 그런 드림주를 발견하고 아예 자신의 몸에 기대어 잘 수 있게 끌어 당겼어.

“…왜, 이쪽 보지 말고 일에 집중이나 해.”

미겔은 괜히 옆에서 쳐다보고 있는 스파이디한테 틱틱거리며 말했어.

43. 카페테리아의 식권 자판기 앞에서 미겔과 드림주가 나란히 서있었어. 미겔은 이미 메뉴를 골라 식권을 뽑았지만, 드림주는 오늘의 점심 메뉴 A와 B에서 주는 후식이 둘 다 자신이 좋아하는 거라서 뭘 골라야 후회가 없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느랴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애끛은 자판기 버튼만 노려보고 있었어. 미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기 몫의 후식을 나눠 줄테니 B메뉴를 고르라고 말했어.

44. 드림주의 수트 안에 숨겨져 있는, 어제 밤에 자신이 남겨 놨을 자국이 있는 부위를 진득하게 바라보는 미겔이 보고 싶다. 마스크나 장갑을 벗으면 보일지도 모르는 아슬아슬한 자리에도 자국을 남겨놓은 탓에 그런 날에는 드림주는 무슨 일이 있어도 슈트를 벗지 못하는 날이 되어버렸어.

45. 미겔과 의논 할 게 있어 그를 찾아다녔는데 웬일로 미겔이 휴게실에서 쪽잠을 자고 있었어. 이럴 때는 보통 일을 나중에 미루는 편이었지만, 좀 급한 안건이었기에 드림주가 나서서 조심스럽게 미겔을 깨우기로 했어.

“…Mi amor…"

“잠깐, 잠깐, 멈춰, 미겔.”

아직 잠에 취한 목소리로 눈을 뜬 미겔이 드림주를 발견하자 자연스럽게 그의 뒷머리를 감싸고 입을 맞추려고 하니 드림주가 급하게 손으로 막았어. 그런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미겔은 얼굴을 찌푸렸다가 투정 부리듯이 드림주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며 따져 물었어.

“왜- 안 되는데…”

“왜나면… 여긴, 휴게실이니까.”

“………”

미겔의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드림주 외의 주변들이 보이기 시작했어. 왓마야… 하며 두 사람을 향해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던 스파이디들은 미겔이 사납게 눈을 부라리자 재빠르게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볼 건 다 봐버린 상태였지. 오늘로서 둘의 비밀 연애는 끝이 나버렸어.

46. 수면 마취에서 깨어난 드림주가 아직 비몽사몽한 상태로 침대 옆에서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미겔을 발견했어. 드림주는 그를 향해 무언가 말을 하고 싶은지 입술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어. 미겔은 드림주의 말을 듣기 위해서 주변을 조용하게 만들며 귀를 기울었어.

“…Wow, what is this hot guy?”

마찬가지로 드림주가 걱정되서 미겔을 따라왔던 피터B가 그의 말을 듣고 웃음이 터질 뻔 한걸 겨우 참았고, 그웬은 살짝 웃으면서 출입문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나중에 정신 차릴 드림주를 위해 나가 있는 게 좋을지 물어봤어. 미겔은 지금 당장 나가라고 말하기도 전에 드림주가 또 입을 열었어.

“혹시… 애인 있어요? 내가, 어, 그냥… 당신이 마음에 드는데… 있으면 어쩔 수 없구…”

“오! 걱정 마, 드림주. 너희 둘은 이미 사귀는 사이야.”

“정말???”

미겔은 당장이라도 피터B를 향해 고함이라도 질러서 그웬과 함께 이 곳에서 내쫓고 싶은 눈치였지만 옆에서 피터B의 말을 듣고 눈을 반짝이고 있는 드림주 탓에 눈으로 살벌하게 그를 노려보는 걸로 대신했어. 피터B와 그웬은 더 놀렸다간 뒷일이 감당 되지 않을 거 같아서 그들에게 좋은 시간 보내라고 말하며 회복실에서 나가 주었어.

이제 이곳에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드림주와 미겔만 남았어. 드림주는 또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했어. 평소에는 미겔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과묵한 편이었기에 지금 드림주의 이런 모습은 꽤 새롭고, 무척이나 사랑스럽다고 느꼈어.

“누가 먼저 고백해서- 사귀고 있는 거야? 난가? 나일거같아… 이런 섹시한 남자를 내가, 가만히 뒀을 리가 없어…”

“…아니, 내가 먼저 고백했어.”

“와우-… 잘했어, 나 자신… 이런 애인을 얻다니, 이건- 칭찬을 받아야 마땅해…”

라일라, 녹화 부탁해. 미겔은 입을 쉬지 않고 종알거리는 드림주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말하며 그가 마취가 풀릴 때까지 곁을 지켰어.

47. “두 분이서 똑같은 샴푸를 쓰시나 봐요!” 파비르트가 해맑게 미겔과 드림주를 향해 말했어. “뭐… 취향이 비슷해서 말야.” 미겔은 능청스럽게 대답했지만, 드림주는 점점 얼굴이 빨게 지면서 그대로 미겔 뒤에 숨어버렸어. 가끔 미겔과 드림주에게서 같은 샴푸 향이 날 때가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스파이디들이 몇 명 있었지만 굳이 말은 하지 않았어. 하지만 파비르트의 악의없는 발언과 드림주의 반응을 보고 눈치 채지 못했던 다른 스파이디들도 알게 됐어.

48. 오늘 영화 4회차에 이어서 더빙으로 5회차를 채우고 왔습니다. 6회차도 가능할거 같아요. 미겔은 언제봐도 최고야, 짜릿해. 미겔이 작은 포대기를 아주 소중하게 품에 안고 걸어 가는 걸 보고 싶다.

“크기가 너무… 핫도그 같은데, 진짜 핫도그는 아니죠? 한번만 보여주시면 안돼요? 보기만 할게요. 손도 깨끗히 씻고 왔어요. 그치, 애들아?” 

마일즈가 대표로 먼저 다가가 장난스럽게 미겔에게 농담을 건네며 말을 걸었어. 미겔은 그런 마일즈와 그의 한걸음 뒤에 서서 기대에 찬 눈으로 포대기를 바라보고 있는 이들을 한번 노려보다가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소중하게 품에 안고 있던 포대기 안을 보여줬어. 미겔 손에 있으니 더욱 작아보이는 아기가 곤히 자고 있었지. 그들은 미겔이 마음을 바꾸기 전에 얼른 다가가 아기를 보면서 조용히 감탄했어.

“흠, 미겔이랑 판박이인데?”

“아냐, 내가 저번에 봤는데 눈뜨면 드림주씨와 닮았어.”

“아름다운 사랑의 결정체~”

미겔은 그들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만 있다가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 될 쯤에 다시 아기를 품안으로 조심스럽게 안아들며 그만 보고 가라며 말했어.

49. 결혼식에서 미겔이 긴장하는 게 보고 싶다.

신부의 면사포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주는데 하필 긴장을 한 탓에 손가락 끝에 튀어나온 손톱에 면사포가 걸려 버렸어. 어떻게든 떼어내려고 노력은 해보았지만 만질수록 면사포가 더욱 엉켜버려서 결국 미겔의 한 손에는 면사포가 붙어버린 채로 결혼식을 진행 할 수 밖에 없었어.

50. 미겔과 아이가 함께 스파이더 소사이어티에 왔어. 아이에게는 걸어다니면 소리가 나는 신발이 신겨져 있었는데, 일정한 소리가 날 때는 미겔이 가만히 일하고 있다가 삐삐비ㅣㅣ삑삑!!! 거리는 빠른 소리나, 아예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을 때마다 미겔이 아이한테 뛰쳐나가는 게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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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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