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귀연기담
유나는 보건실에 있다가, 조퇴하여 병원으로 향했다고 했다. 보건실로 간 은열과 율은 헛걸음을 한 셈이 되었다. 대신 자신들이 학교 내에서 아주 유명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헉, 유나 퇴마해주신 퇴마사님 맞으시죠! 몇 살이세요? 고등학생 아니세요?” 실제로도 똑같은 나이거나 자신보다 형인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에, 율은 재빨리 자리를 피하기로 했다. 2층에
율은 부적을 소녀의 머리에 붙인 다음, 의자에서 몇 걸음 떨어졌다. 원래라면 굿으로 귀신을 쫓아야 한다. 무당이라면 이러한 귀신과 대화하여 달래는 방식으로 보내거나, 적절한 의식을 통해 귀신의 맥을 끊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원연화가는 무속인들과는 다른, 독자적인 방식을 개발해왔다. 왼손에는 부채를 들었다. 부채에는 복잡한 무늬의 동양화가 그려져 있었다.
칼부림이 일어났기 때문에 학교에 들어가는 건 쉬웠다. 정확히는,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은열과 율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교복을 입고 있지 않았어도 가볍게 들어갈 수 있었다. 현장은 강당이었다. 그것 역시 쉽게 알 수 있었다. 모든 학생들이 그곳으로 몰려갔기 때문이다. 경찰과 선생님들이 긴급하게 학생을 통제하려고 했지만, 10대의 호기심을 어른들이
이를테면 그런 풍경. 아무도 없는 교실, 오후 5시 반. 해는 져가고 있고, 선생님들은 교무실에 남아 업무를 보고 있다. 복도에는 방과후 활동까지 마치고 돌아가는 몇몇 학생들 밖에 없다. 노을빛이 창문에 들어와, 기묘하게 따뜻한 감각을 선사한다. 유나는 그런 교실에 홀로 앉아 있었다.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는 자신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귀연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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