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은젠
피어니 우드는 식탁 하나를 두고 앉았다. 새하얀 식탁보는 티 없이 깨끗해서, 고급 양식점처럼도 보였다. 그럼에도 영, 피어니의 관심을 끌지는 못 한 모양이었다. 식탁의 정중앙, 촛대에 꽂힌 양초가 거불거불 타오르는 것만을 물끄럼 바라보고 있는 피어니였으니까. 피어니. 귀에 익은 성음에 피어니는 그제야 싱거이 웃었다. 내심 그 부름을 기다렸는지도 몰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날이 영 추웠던 탓이었을까, 당부하는 여자의 양 뺨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무어라 입속말을 중얼인 상대는 단지 손을 흔들며 기체에 오르는 것이었다. 여자는 한참을, 아주 한참을, 그 자리에 오도카니 서 비행기를 떠나 보냈다. 기체가 둥실 오르는 동안에도 아주 자리를 뜰 줄 몰랐다. 계기로, 뇌리에 박힌 그 여자 뒷모습을 나
스치는 칼바람에 코끝이 아린 겨울을 났던 것도 같다. * 꿈을 꾸었다. 함박눈이 내리는 꿈. 소복소복 쌓이기 시작한 눈송이가 어느새 내 키 만큼이 되는 꿈. 봄 햇살에 언제라도 녹아내릴지언정. 근래 들어 잦은 꿈이었다. 괜히 마음 한 켠이 저려 오는 꿈. 더불어, 종종 가타무라의 꿈을 꾸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도 한 번을 꾸지 못 한 네 꿈은 언
* 아와 류스이는 좋은 사람이다. 동시에 좋은 형사이다. 정의로우며, 신념을 관철할 줄 아는 강인한 사람. 경찰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 또한 뚜렷할 것 없이 대략 이랬다. 단순하게, 사람을 돕고 싶어서. 서너 살 유년 시절 적부터 장래희망을 묻는 용지에는 빠짐없이 경찰관이라고 적어 내곤 했다. 별 탈 없는 삶이었다. 바라던 경찰이 된 이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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