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날이 영 추웠던 탓이었을까, 당부하는 여자의 양 뺨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무어라 입속말을 중얼인 상대는 단지 손을 흔들며 기체에 오르는 것이었다. 여자는 한참을, 아주 한참을, 그 자리에 오도카니 서 비행기를 떠나 보냈다. 기체가 둥실 오르는 동안에도 아주 자리를 뜰 줄 몰랐다. 계기로, 뇌리에 박힌 그 여자 뒷모습을 나는 가는 공항에서마다 떠올리곤 했다. 여자는 제 이름이 쓰인 서신을 받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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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수차례 바뀌었다. 오늘은 몹시 추웠으매, 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새벽 같이 비행기표를 끊어 앉은 내가 우연히 고갤 돌린 곳에는... ...
기쁜 얼굴을 하고서 양 뺨을 붉게 물들인 여자가 있었다. 기억에 남은 모습 그대로였다. 제 몸집만한 캐리어를 끌고서, 아주 소중한 것이라도 되는 양 편지지 한 장을 쥐고서, 그렇게... ... 유유히 나성행 비행기에 올랐다. 나는 한참을, 아주 한참을, 그 자리에 오도카니 서 비행기를 떠나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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