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꿀이다벌
평소라면 오토시를 거절했겠지만 지금은 거절할 몸상태가 아니었다. 마요네즈 냄새를 맡자마자 젓가락을 들고 싶은걸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고 전단지를 보여주며 맥주 한 잔을 주문했다. 직원은 전단지의 뒷면에 도장을 찍고 돌아갔다. 가게 이름과 확인 완료 글씨가 선명한 빨간색으로 정가운데에 찍혀서 누가 봐도 이 종이가 무언가의 목적에 쓰였다고 말하는 듯 했다.
사람들은 대로변이나 골목 속에 있는 가게로 들어갔다. 다양한 음식 냄새가 짙어지자 텅 빈 위를 자극했고 다시 배고픔이 몰려왔다. 활기찬 소음 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묻혔지만 허기짐은 가려지지 않았다. 이 이상 걸으면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느껴져서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내 인파를 탈출했다. 실례합니다를 몇 번이나 말했는지 모르겠다. 꼬르륵—. 단단한 벽에
그 남자가 준 음료수는 냉장고에 들어간 뒤로 세상 빛을 보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청소를 할 때 잠깐 냉장고 밖으로 나오긴 했지만 뚜껑이 따지는 일은 결코 없었다는 뜻이다. 그 남자에게 받은 것들은 전부 먼지만 쌓이다가 버려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냉장고 위에서 뽀얀 먼지를 뒤집어쓴 플라스틱 해바라기도 깨끗하게 닦아내긴 했다. 본
“아, 그렇게까지 피곤해 보이지는 않고요… 조금 눈에 거슬리는 정도? 원래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다 얼굴이 반쯤 죽은채로 다니잖아요. 그거에 비하면 훨씬 나은 편이에요,괜찮아요!” 막말을 퍼부은 눈 큰 남자가 비닐봉지에서 에너지 드링크를 꺼내더니 멋대로 내 주머니에 넣었다. 길에서 한 번 마주친 것 뿐인데 은혜 갚은 두루미처럼 행동하는게 당황스러워서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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