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하냐냐
레드 건의 영역, 그 막사 내부. 보급이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땔감만큼은 충분했다. 살을 에는 추위에도 막사 안은 그럭저럭 살만하기에, 이구아수는 으슬거리는 공기 속에서 가만히 앉아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찬 바람이 막사 입구로 들이닥쳤다. 누군가가 들어왔다는 뜻이었다. 들릴 듯 말 듯한 이명이 귓가에 울린다. 루비콘
“마티스… 아니, 이젠 아무르라고 불린다고 했던가. 그동안의 산책은 즐거웠나?” 불투명한 유리벽 너머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재교육 센터에 끌려온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손발목에 이어 목까지 채워진 구속구도, 인공 척추에 찔러넣어진 커넥터도 이미 이전에 겪은 것들이다. 다만 이번이 유독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는, 레드 건에서 겪은 일상들이 베스퍼에선 겪
아무르는 레이븐을 마주쳤다. 붕대로 뒤덮인 살아 움직이는 미라, 걸어다니는 재앙, 그리고 이구아수가 늘 말하는 그 들개 새끼. 그녀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그 거구는 눈에 거슬렸다. 괜히 돌아다니다가 마주치기나 하고. 그녀는 속으로 혀를 찼다. 저 자식은 기운이 안 좋았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나중엔 큰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 뻔했다. 주먹이 떨린다. 지금,
그녀는 분명 그를 애정했다. 그리고 아마도, 그 또한 그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파국에 다다른 이유는, 서로에 대한 것 보다 중요한 것이 있어서였겠지. 이구아수는 레드 건과 그녀보다 까마귀를 좇는 것이 더 중요했다. 아무르는 그의 앞을 막아서는 것보다 레드 건과 막내, 그리고 자신의 안위가 중요했다. 아무르가 이구아수를 완전히 막지 못한 것은,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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