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완전히 이해하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지만, 피가 이어진 가족 또한 그러한가?
길 잃은 조풍이 컨테이너 사이를 맴돌았다. 화물이 빽빽이 들어앉은 모야의 터미널. 그 틈새를 거니는 자는 미로를 헤매는 탐험가라도 될 수 있었으나, 옅은 바람은 금방 힘을 잃고 길 찾기를 포기했다. 대신 철재 겉면에 들러붙어 항만 내음을 이루는 무리에 합류하길 택했다. 그보다 한발 늦게 도착한 라파엘과 수하들은 자연스레 시원한 바닷바람이 아닌 텁텁하고 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