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잭클
“형편없었어.” 극장에서 나오는 내내 영 표정이 좋지 않았던 잭이 퉁명스럽게 뱉은 말이었다. 몹시 짧고 간결한 불평을 토해낸 그는 불평에 꼭 걸맞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무척이나 형편없는 것을 본 표정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얕게 주름이 잡힌 미간과, 불만스러운 각도로 꺾어진 눈썹이라던가, 비뚜름한 각도로 다물린 입매 같은. 그의 표정을 만
꽃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가볍군. 클리브 스테플이 여린 벚꽃송이를 손에 들고 처음으로 뱉은 감상이었다. 직접 따온 것은 아니다. 물론 주운 것도 아니었고. 봄이 왔다는 것은 이따금 코트를 벗어 팔에 걸어든 채 걷는 날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기는 했지만 한가하게 꽃을 구경하거나 심지어 주워 모으는 것은 저와는 거리가 멀었던지라 꽃을 보며 봄을 상기하는
잭이 보기에, 클리브 스테플은 확실히 평소와는 달랐다. 잭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는 클리브 스테플의 가장 오래된 동거인이다. 클리브 스테플이라는 남자는 아주 오랫동안 무연고자였고, 누구보다 호의적이고 살가운 낯을 하고서는 실상 곁에 사람을 잘 두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연히 그렇게 되었다. 잭 또한 처음에는 그를 수많은 친구 가운데 둘러싸여 있는 사람
클리브 스테플은 정말 오랜만에 완전한 이방인이 된 기분을 듬뿍 느끼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기획된 특집 기사의 취재에 스스로 자원한 것은 반쯤 충동적인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건 잠깐의 충동에 대한 대가로 얻기에는 지나치게 과분한 분량의 외로움이었고. 요컨대 이번 특집 기사의 주제는 북적한 런던 시내를 떠나 한적한 교외의 삶을 체험해 보는 것으로, 갑자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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