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ESUS
MARILYN THEOBALT 마녀는 어느날 봄, 적당한 시간대가 된 때에 글라브리아의 번화한 도시를 찾았다. 시골에서만 한참 보던 버섯과 나무 이끼, 불그스름한 돌이나 녹빛 물 같은 건 존재하지도 않는 곳. 잘 정렬된 바닥 돌이 바삐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에 채이면서도 흙먼지 하나 일렁이게 만들지 않는 장소. 그러니 마치 모든 도구와 사물에 합당한 이유가
힐 부부가 시골 마을에 정착해 돈을 벌며 마을 사람들과 교류한 지 벌써 다섯 해가 지났다. 이번 봄 부터는 남이 아니라 우리라고 해도 무관할 정도의 소속감을 지닌 사람들이 됐다. 처음에 남편인 줄 알았던 포스턴, 랭던, 선생. 뭐였더라. 거스는 그 덩치 큰 작자를 선생님이라 불렀고, 마을 이장은 랭던 씨, 혹은 힐 씨라고 불렀던가. 그나마 편하게 호칭하는
우리가 해온 것들이 언젠가 파도에 휩쓸려 물거품이 된다면 그때는 놓아주는게 맞을 것이다. 정답일 것이고. 하워드는 인생에서 스스로 결정해본 것들이 많았고, 그것은 모든 사람의 선택이 그러하듯 좋을 때와 나쁠 때로 분류됐다. 구슬이라 친다면 색이 다른 것들이 한바탕인 셈이다. 그것을 모아다가 유리병에 담으면 오색찬란하고, 빛 아래에 두면 반짝임이 산란하
Ⅰ 저주는 단숨에 사람을 덮는다. 어느 쪽에서 터져나온 폐단의 고름인지. 혹 시시비비 두어 해명해야 하는 건인지 분간을 하기도 전에 끝나버린 이야기를 아는가. 저주는 한 생의 근본까지도 뒤틀어 바꾼다. 먹어치우거나 불살라버리더라도 뼛조각이나 바닥에 후두둑 떨군 침자국. 하다못해 잿더미나 향 정돈 남기 마련인데 저주는 그럴 가능성을 종결한다. 으레 고통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