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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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존재가 나 자신을 인지할 수 있던 시기가 되었을 때, 세상은 아름답기 그지없었고 모든 것이 완벽한 이상적인 세상이었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존재는 이데아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고, 새로운 존재를 만들어내고 싶을 때도 이데아를 통해 창조할 수 있었으며, 손쉽게 정리할 수 있는 그런 힘이 존재하는 환상적인 세상. 대부분의 이들은 이곳에 안주했고,
오사드 소대륙 방면에 위치한 골모어 대밀림을 지키는 것, 그것이 ‘그들’ 의 사명이자 존재 의의라고 어릴 때부터 높게 달린 귀가 아프도록 들어왔다. 부모라고 부를 이들은 없었다. 어머니라 부를 이는 커다란 숲을 보느라 새롭고 이질적인 존재를 볼 틈이 없기에 일찌감치 타자에게 양육을 맡기고, 아버지라 부를 이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경계를 지키기 위해 마을에
내가 다니는 학교에는 한 시시콜콜한 소문이 전교를 조막만한 여러 발자국에서 거인의 발자국으로 진화하며 천천히 학교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오후 3시, 모두가 교실에 있을 창체 시간에… 운동장에 등장하는 낮의 유령을 본 적 있니? 진짜 시답지도 않은 말이다. 처음에는 소문을 퍼트렸을 아이를 제외한 모두가 믿지 않았다. 하지만 늘상 이런 소문에는 목격담이 따
누군가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하루의 어느 때, 그는 찬란하게 빛나는 세상을 동경했다. 모든 것이 찬란하게 빛나고, 모든 것에 생명력이 깃들어 있는 그런 세상을 동경했다. 하지만 동경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볼 때 감정의 바닥에서 스멀 기어나오는 감정의 파편. 그는 찬란하게 빛나는 세상에 가려진 어두운 ‘오늘’을 살고 있다. 이렇게 가만히 있던 것도 얼마
무더운 여름의 한 조각, 매서운 폭염 아래의 한 오름, 가라앉은 텁텁한 공기를 훑고 창공 너머로 흘러가는 것은 무엇인가. 생을 살아가는 존재들은, 하늘을 올려다본들 밝은 태양 아래서는 무엇이든 볼 수 있으면서도-무엇이든 볼 수 없을 것이다. 즉슨, 태양은 모든 것을 비추어낼 만큼 빛을 내지만, 그만큼 짙은 그림자를 만들어낸다는 것. 그리고 내가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