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굴레

레이디버그 2차 팬픽

"나는 얼마나 시간을 거쳐서 여기까지 온걸까."

비가 따듯하게 내리는 듯한 날씨에 그는 우산을 쓰고 길을 걸으며 중얼거렸다.

"응..? 갑자기 뭔 소리야 아드리앙?? 너가 세월을 얼마나 먹었다고 그러니? 내가 적어도 너보다는 오래 살았는데 너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면 내가 뭐가 되는거야??? 막 너가 나보다 오래 살았다는 둥 그런 허구맹랑한 소리 하는거 아니지..?"

"...어쩌면 그럴지두..."

그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의 주변을 돌아다니던 자그마한 친구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

.

.

건조한 사막에 바람이 휭휭 부는 어느 한 지역, 하늘에서 금이 갈라진듯한 소리가 들리고 이내 틈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틈 안에서 검은색을 띈 새 한마리가 나타나고, 모래와 융합해 모래 괴물이 등장했다.

"꺄아악..어둠의 전령이 나타났다아ㅏ..!!"

"치잇. 벌써 나타났나. 얼른 처리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나게 생겼군."

어디선가 나타난 두 명의 사람들은 멀리서 다가오는 모래 괴물을 보고는 익숙한듯 괴물을 견재하며사람들의 대피를 돕기 시작했다.

"모두들 어서 숨으세요! 여긴 저와 그가 알아서 할테니까!"

사람들은 그 괴물을 어둠의 전령이라고 부르는듯 했다. 그 전령은 마을 안으로 들어오더니 마을을 모래 투성이로 만들어버리기 시작했다. 가장 높은 건물 위에 선 그들은 냉정하게 모래 괴물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흐음..파괴의 신, 너는 이번 전령의 약점이 어디라고 생각해?"

하얀 천을 두른 채 머리 장신구는 빨강에 검은색 점들이 박혀있었으며 밤하늘빛 머리를 가진 소녀가 그녀의 파트너에게 조언을 청했다. 그녀의 옆에 있었던 검은 천에 고양이 귀, 금발의 모습을 띄는 남성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무엇인가 떠오른 것 처럼 귀가 쫑긋해졌다.

"아무래도 저기 눈.. 눈 부위 쪽에 무언가 반짝거리는거 같아 마치 보석..아니 구리빛처럼...? 보이는데"

"오~ 눈썰미 좋은데! 그럼 가자 파괴의 신."

"칭찬 고마워 행운의 여신~ 너가 봐도 내가 좀 멋지긴 하지."

"....에휴, 너에게 뭘 바란 내가 바보지. 얼른 처리하기나 하자."

그들은 서로를 처다보고 끄덕여 행동을 계시했다. 두 명의 영웅은 건물을 받침대로 삼아 어둠의 전령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그리고는 눈 부위에 정확하게 착지하더니 그녀는 매우 익숙한듯 눈쪽에서 얇은 파편을 가진 시커먼 구리조각을 꺼내었다. 그리고는 주문을 외워 다시 그 조각을 푸른 빛으로 변화 시켰다. 그 안에서는 흰 새가 나와 다시 유유히 하늘의 틈새로 사라져버렸다. 그제서야 집안에 박혀 있었던 사람들은 밖으로 나와 두 영웅을 찬양했다.

" 두 영웅님 만세에!!"

사람들의 격한 환호를 받으며 그들은 자신들의 아지트로 돌아왔다. 드디어 편안하게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들은 마음이 놓였는지 바닥에 주저 앉았다.

"휴유..드디어 아지트다. 근데 파괴의 신, 너가 생각해도 이건 좀 이상하지 않아?"

"...? 뭐가 ? 난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데 좀 설명좀 해줄래?"

"아니..최근들어서 어둠의 전령의 수가 급격하게 늘었어.. 이건 분명히 세계의 흐름을 바꿀려는 누군가의 만행이 분명해."

쇼파에 앉아 물을 마시며 목을 축이는 그녀는 이상하다고 생각한 내용을 그에게 설명해주었다. 그녀의견을 가만히 듣고 있었던 그는 일리가 있다며 손뼉을 쳤다.

"그럼, 그 내용을 이번 신계 회의에서 말하자. 아무래도 어둠의 세력이 기울어지고 있는거 같다고. 행운의 신, 너는 촉 하나는 정확하게 잘 맞잖아?"

"...이집트의 평화는 계속되기를 바랬는데 내 착각이였나봐."

자신이 짐작한 상황이 이루어진거 같아 우울해진 그녀의 등을 파괴의 신이 괜찮다며 토닥거려주었다.

"괜찮아. 그래도 우리가 영웅 행세를 하며 어둠의 전령들을 처리한 덕분에 혼란의 도가니였던 예전보다는 나을꺼야."

"그렇긴 하지..하지만 우리는 많은 선행들을 해왔기에 곧 환생해야한다는 명령이 내려와져있어. 그러니 우린 곧 인간으로 환생할 몸이잖아? 우리가 사라진 뒤로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걱정하지마 내가 이래봐도 주신이랑 친하다구~ 최소한 엄청난 피해가 가지 않게 조치는 취해주시겠지! 아니면 내가 환생해서 죽이러 간다고 하지뭐~."

더 이상 그녀가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건 보기가 힘들었는지 그는 자신이 아는 인맥중에 가장 힘이 쎄고 강력한 최초의 신, 주신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 신의 이름이 나오자 그제서야 행운의 여신은 안심이 되었는지 아까보다는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자 그럼 회의장으로 가보실까요 여신님?"

"그래..더이상은 되풀이 되면 안돼. 가자 파괴의 신."

*

*

*

"어둠의 전령이 생기는 원인은 이 세계, 아니 지구의 균형이 깨져가고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현상입니다. 또한 중간세계 (현재 사람들이 사는 세계) 말고도 신계의 세계에서 실제로 크게 금이간 장소를 발견하기도 했구요. 그래서 저와 파괴의 신이 같이 급하게 힘을 사용해 막아두긴 했지만, 저희가 또 환생을 하게되면 어둠의 전령들이 다시 세어나와 금이 생겨버려 후에는 더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신들의 회의장에서 행운의 여신은 지금 세상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하여 다른 신들에게 경고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금이 생겼다는 사실을 몰랐던 신들은 이런 일은 태어나서 처음이라 다들 당황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힘을 빌려주셨으면 합니다. 저희 둘이 여기, 신계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무리 저희 둘의 힘이 주신님의 힘과 맞먹는다해도 주신님 혼자서 해결하시는건 무리입니다."

"그래..행운의 신의 말이 맞다.."

멀리서 회의장으로 향해 강력하지만 신비스러운 힘이 느껴지는 한 신이 접근했다. 그녀는 금발로 다리끝까지 내려올듯한 머리길이를 가졌으며 생명의 힘이 담겨있는 초록눈이 있었으며 온화해 보이는 신이였다.

"주신님..! "

"맞아요.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모두 지구의 생명력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 우리는 이를 가만히 방관만 해서는 안됩니다. 신계의 금이 생겼다고 했죠..? 흠..그럼 미안하지만 환생을 하실 두 신들께 마지막 할일과 사과의 말씀를 드려야겠군요."

"..? 주신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자신의 검은 귀를 팔랑거리며 파괴의 신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신에게 되물었다. 주신은 그저 방긋 웃으며 어떤 한 상자를 내밀었다.

"여기에 당신들의 힘을 담을껍니다. 물론 여기에 계신 다른 신분들도 마찬가지죠. 저도 당연히 제 힘의 일부를 넣을껍니다."

회의장 정 중앙에 상자를 내려놓으며 주신은 여기에 있는 모든 신의 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네. 주신님의 명이라면 당연히 따라야죠."

신들은 각자 자신을 상징하는 물건들을 꺼내어 자신의 힘들을 담았다. 그러자 상자에서는 빛이나더니 각 신들의 물품들을 상징 하는 그림을 그려 보관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앗. 대신 파괴의 신과 행운의 신은 자신의 힘을 담은 뒤에 저한테 주시겠어요..?"

주신은 막 물건들을 담을려는 그들을 막으며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뭔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파괴의 신과 행운의 신은 자신의 성물(신의 물건)을 주신에게 건내주었다.

"이 행운의 신의 귀걸이와 파괴의 신 반지에 저의 힘을 각각 반씩 넣어놓겠습니다. 만약 두 개의 성물이 합해진다면 저, 주신과 같은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하지만 사악한 이들의 손에 넘어가면 곤란하니, 따로 태어날 영웅님들에게는 각각 나누어 줘야겠지만 말이죠."

주신의 갑작스러운 말에 파괴의 신과 행운의 신은 당황하여 주신에게 궁금했던 내용을 질문했다.

"저.. 주신님 그러면 따로 태어날 영웅들은 저희의 힘이 담긴 물건들을 사용하는겁니까..?"

"그렇죠. 그리고 거기에! 각 성물들을 지키고 수호하는 수호신들을 넣어놨어요. 그러니까 두 분의 신들이 사라진다고 해도 곧 영웅님들이 태어나 미래에 갈라질 틈새를 매꿀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꺼예요. 각자 능력은 다르겠지만. 후훗."

주신은 모두의 힘이 담긴 상자를 쓱하고 닦으며 자신의 힘으로 수호신들을 주입시켰다. 그녀는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잘생각한 것 같다며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실례합니다. 이제 파괴의 신님과 행운의 신님이 환생할 시간이 되었다고 시간의 신 시칸님이.."

"앗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환생할 시간이 다 된거 같으니 이만 환생의 문으로 떠나겠습니다. 다들 나중에 언젠간 뵐 수 있기를."

주신의 행동을 보며 영혼 없이 웃고 있는 그들이였다. 그리고 슬슬 가야될 시간이였기에 두 사람은 모두에게 인사를 한 뒤에 회의장을 떠났다.

"파괴의 신, 가기 전에 할말이 있습니다. 잠시 귀를 좀.."

"예..? 네."

"파괴의 신님. 당신께는 특별히 환생을 해도 그 전생에 있었던 모든일을 기억할 수 있는 힘을 넣었습니다. 그녀도 당신도 자신의 성물을 사용하는 영웅으로 계속하여 환생 할 것이니 다시 태어나도 서로를 잘 부탁드려요. 그럼 행운을 빕니다."

파괴의 신이 자리에서 일어날려 하자 주신은 그에게 귓속말을 하더니 잘가라며 손짓을 했다.

"주신님..파괴의 신에게 행운을 빌어주다니요..하하 역시 주신님 다워."

이 말을 들은 파괴의 신은 혼자 허허 거리며웃을 뿐이였다. 그리고 환생의 문 앞에 선 그들은 서로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냈다.

"파괴의 신..아니 블랙캣(파괴의 신의 별명) 그동안 나랑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

"나야말로, 레이디버그 (행운의 신의 별명). 우린 다시 만날꺼야."

행운의 신은 그가 예의상 그냥 하는 말인줄 알고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를 향해 행복한 표정을 짓더니 환생의 문으로 들어가버렸다. 파괴의 신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뻔히 쳐다보더니 자신도 이내 문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

.

.

"아드리앙..뭔 생각을 그리 하는거야..? 너 또 공상에 빠진거야..? 내가 못살아..그나저나 나 카망베르 치즈 하나 줘. 배고프단 말이야."

"..그래 알았어.."

'레이디버그..아니 행운의 신, 당신은 지금 누구로 환생했을까..?'

"으앗.. 아이고, 부딪쳐서 죄송합니다.."

저 멀리에서 밤하늘 처럼 푸른 빛을 가지고 있는 소녀가 다가오더니 그의 어깨와 충돌하면서 스쳐 지나갔다.

"아니예요. 괜찮습니다...인연이 있다면 또 뵐거 같군요."

잠깐 사이였지만 그는 바로 누군지 짐작이 갔다.

'만나서 반가워. 나의 여신님.'

테마 : 환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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