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중지 이름 읽기

깊은 고찰 아니고 트위터 140자 썰풀이 모음

* 저 사람 또 이상한 데 집착해! 시리즈로 이제 애들 이름을 생각합니다. 이것도 언제 공식에서 뒤집힐지 모른다니 무척 즐거운 일이죠 근데 이거 작가님이 정리하신대서, 정말로 다 뒤집히기 전에 혼자서 헤헤 재밌당 하고 날조하던 걸 부랴부랴 올려둡니다요……. 사막 투어 언제 가지 진짜. 묻을 게 많아서 한 번은 가야 하는데요.

* 이하 최신화까지 스포일러 노 필터로 막 쓰고 있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 아무리 동인 날조 썰풀이라지만 아예 기본 설정부터 틀리게 기억해 둔 부분이 있나요? 알려주시면 제가 사막에서 좀 더 멋진 탭댄스를 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초윤

원래 昀으로 받았다가 淪으로 고쳤다고 나오는데… 햇빛 윤 자를 쓸 땐, 이게 도대체 월량하고 떼서 생각할 수가 없어서 그냥 세트로 갑니다. 스승님도 까마귀도 겁나 싫어하겠지만() 그니까 보통 초윤은 달에, 초월량은 태양에 비유가 되잖아요? 달은 음, 태양은 양이고요. 그런데 이름은? 둘이 정반대입니다. 저는 이걸 두고

1) 아 과연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로구나

처음엔 이렇게 생각했어요. 음기-달인 초윤에게 양기 이름을 주고, 양기-태양인 초월량이 음기 이름을 가져갔구나! 초월량은 그냥 둘이 태극을 짠짠 완성하고 싶었나 보다! 우와 크리피해요.

2) 실상과 정반대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정신공격 세뇌잖아

그런데 음기 박아넣었다!를 알고서 생각을 좀 고쳤습니다. 이거 조지 오웰의 『1984』… 이중사고… 생각나지 않으십니까?(뭔가 이거 말고 좀 더 좋은 예시가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생각이 안 나네요) 음기를 박아넣어서 냉한 인간을 만들어놓고도 으응 아냐 아윤은 마이 선샤인이란다♡하고 매일매일 주야장천 부르면 초윤이 헷갈리지 않을까요? 평소의 가스라이팅과 병행한다면 더더욱요. 나는 나 하나 파악도 제대로 못 하나 -> 아닌데 내 판단이 맞는 것 같은데 -> 아니 근데 형님이…의 굴레에 빠지는 순간 거짓은 진리가 되고, 자유는 예속이 되고, 공포는 사랑이 되고, 히이익 크리피해요…….

그런데 스승님이 이름 한자를 淪으로 바꾸고 외부인을 끌어들이면서 월량의 <아윤과 짱 멋진 하나 되기>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는데…….

* 서문천오

처음엔 까마귀 오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아이고 얘야 미안하다 한 번 했더랬죠. 어쨌든 넌 멋진 까마귀다 천오야. 최신화에서 아주 죽여주더라. 구체적으로는 내 뒤통수를 때려서 제정신을 죽이더라…….

각설하고! 작가님이 Q&A에 밝히시길 『산해경』에 나온다고 하셔서 찾아봤습니다. 산해경(예태일, 전발평 편저 / 서경호, 김영지 역 / 안티쿠스 출판사 / 2008년 4월 10일 발행) 제9장 해외동경 237쪽입니다.

조양곡(朝陽谷)에는 신이 하나 살고 있는데, 그 이름을 천오(天吳)라고 한다. 그가 바로 물의 신 수백(水伯)이다. 조양곡은 홍홍 부쪽에 있는 두 갈래 물길 사이의 골짜기를 말한다. 천오라는 이 신수(神獸)는 사람 머리가 8개 달렸고 팔과 꼬리도 8개 달려 있으며 등에는 파랗고 노란 털이 자란다.

그렇다고 합니다. 그, 그래서 조양곡이 어딘데? 중국 지도 놓고 여차저차 추측해보건대 요녕성 어드매 같습니다. 재밌는 건 작중에서 치트키 신물 나온 지역으로 요녕성이 꼽혔죠. 고구려 레퍼런스 때문에 그랬겠지만요(여기서 아 한국 작가분의 작품이구나를 실감하곤 해요).

여기서 더 재밌는 것은 산해경을 더 읽어보면 이 조양곡 북쪽에 “청구국”이 있다고 하는데, 이 “청구”라는 표현은 『삼국사기』에서 한반도를 일컫는 말로 쓰였다는 것입니다……. 산해경 쓰던 시절엔 한반도를 꼭 짚어 지칭하기보다, 그냥 동쪽 땅이라고 대충 크게 뭉뚱그려 말한 것도 같지만요 암튼.

그리고 천오가 물의 신에서 이름을 따왔기 때문에… 이름 글자를 물에 잠김, 빠져듬, 물놀이, 잔물결로 바꾸신 스승님은 아기한테 퐁당 빠지실 예정인 것 같습니다. 음 스승님 파이팅!

* 사영 사현 남매

초반 외전 때 蛇英이란 부제가 나와서, 남매가 둘 다 뱀 사를 쓰나 생각했습니다. 하오문의 대환장파티() 때 초윤이 허물을 벗겨내니까, 뱀이 허물을 벗듯 그런 상징이려나… 싶었죠. 그런데 다시 작가님 Q&A 확인해 보니 실 사를 쓰네요. 아이고 얘들아 미안하다22…….

사영의 실타래는 그렇다치고, 영은 명예 or 무성하게 꽃이 핀 나무인데요… 음… 설마 멋진 백합 연하공들 이야기일까요? 제가 너무 편협하게 보는 걸까요? 아니 근데 사영아 네가 홀려둔 여자들이 좀 무성하게 많지 않니?? 오죽하면 설린이가 너한테 작업거는 걸 보고 천오가 배웠겠니???(삐빅 적폐해석입니다

사현의 현은… 검을 현을 꽤 이래저래 다양하게 쓰는 한자라서, 말을 붙이자면 밑도 끝도 없이 붙일 수 있으니 오히려 걱정입니다. 말을 살짝 아껴둡니다요.

* 초월량

초윤 세뇌 문제 빼고 말하면 아마 「월량대표아적심」 노래에서 따오셨겠죠? 내 사랑이 진실이라~ 달빛이~ 내 마음을~ 말해줄 거예요~

* 희와 여와

복희와 여와인 이상, 이 두 분은 그냥… 안 맺어지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요!?

* 여담으로 까마귀 신물이요

이건 이름 얘긴 아니지만……. 삼족오는 태양을 상징하지요. 중국에서 예시로는 대예사일(大羿射日) 신화가 있고요. 태양-까마귀 열 마리가 동시에 하늘에 뜨니까 땅에 사는 것들이 다 죽어가는 바람에, 예가 활을 들고 아홉을 쏘아 죽였다는 얘기요. 물론 한국에서 삼족오 얘길 하자면 고구려 벽화가 나오지만 어쨌건 태양 심볼입니다.

여기서 파생해서 생각해 보면, 원래 모용서가 가졌다는 신물이나 천오가 회귀(?) 점프하기 전에 냅다 뜯어먹은 까마귀나 다 태양의 권능이 있었겠죠? 모용서 때는 초월량이 깨어날 일이 없었으니 넘어간 모양이지만, 지금은 음……. 천오야, 하필 태양 상징을 품고 있는 것까지 완벽하게 초월량과 데칼코마니구나!

* 최종 여담으로 백홍이요

이거 마지중지가 시대물 정쟁물이었으면 천오가 역성혁명한다는 복선쯤 될 이름이잖아요😂😂 아휴 아니길 천만다행이지요……. 아무튼, 마지중지 세상 안에서 암존은 ‘밤에도 태양을 밝힌다’고 전해지는데 반해 <-> 백홍관일 역리일식은 ‘낮에도 태양을 가린다’라서 흥미롭습니다.

* 여담_진짜진짜 최종

백홍-무지개 하니까 생각나서 산해경 인용문 다시 달아둡니다. 위의 책 241쪽입니다.

《모시정의(毛詩正義)》에서 쌍무지개는 색이 선명한 것이 수컷으로 홍(虹)이고, 색이 어두운 것이 암컷으로 예(霓)라고 했다. 옛사람들은 홍을 사랑에 비유했고, 홍과 예가 함께 나타나면 ‘음양이 결합하는 것’으로 보았다. 무지개는 자연계의 흔한 현상이지만 ‘머리가 2개’인 쌍무지개 홍홍(虹虹)은 지역 사람들이 모시는 신으로, 중국식 혼인 신이거나 사랑 신이다.

어어 그렇대 천오야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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