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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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앵글로스, 바네사 해링. 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리암, 네가 저택에 있을 줄은 몰랐는데. 넓은 복도에서 울리는 냉랭한 목소리는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오히려 예기치 못한 상대가 이곳에 있어 불편하다는 의미 만큼은 누구라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이었으나, 맞은 편의 남자는 할 말을 고르는 듯 그저 미미하게
모든 것이 눈으로 뒤덮인 채 숨죽이고 있는 극동의 설국을, 두 번의 총성이 꿰뚫었다. 유리 바실례비치는 이즈바에 혼자 남아 꺼져가는 장작불에 마른 나뭇가지를 집어 넣고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총성이 구태여 묻지 않아도 제 형제가 발포한 것임을 알았다. 그와 동시에 밖에서 라이카 몇 마리가 맹렬하게 짖어댔다. 지금은 곰 사냥철이 아니다. 집안을 둘러
네온 사인 하나가 꺼져 'OTEL' 로 읽히는 싸구려 모텔은 흙먼지가 날리는 도로 한가운데 뜬금없이 세워져 있었다. 오래도록 방치돼 차창에 싯누런 모래가 낀 차들이 건물 앞에 줄과 열을 맞춰 마치 상품처럼 진열되어 있었다. 건물의 절반은 철골이 보일 정도로 무너져내린 채 바람이 불 때마다 낡은 철재 계단이 삐걱거리며 힘겹게 신음하는 살벌한 풍경은 당장
눈을 뜨자 앞이 온통 새하앴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폭설 속 길바닥에서 잠이라도 들었나 싶어 고개를 번쩍 들었으나 그저 볼에 종이가 붙은 것이었다. 몇 번의 헛손질 끝에 시야를 확보한 그가 몽롱한 정신으로 주변을 둘러보자 뒤늦게 천장까지 쌓인 서류뭉치나 용도를 알 수 없는 커다란 잡동사니들로 발 디딜 틈조차 찾기 힘들어 보이는 엉망진창의 사무실이 눈에 들
에이든 앵글로스. 사랑을 담아, _________________ 이것이 벌써 몇 번째던가. 에이든 앵글로스는 짜증스럽게 안경을 벗어 책상 위로 집어 던졌다.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