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썸
인생을 따라다녔던 환청에 키요카는 짐짓 얼굴을 찌푸렸다. 물 먹은 듯한 무거운 몸, 심해 한 가운데에서는 귀를 막아도 귀 사이로 물이 쏟아들어온다. 꺼떡이는 숨,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 무저갱... 빛 따위 들지 않을 것이라며 어둠 속에서도 손짓하는 물살, 일생을 따라다니는 제 존재의 부정 같은 거대한 자연. 또 가만히 있노라면 희게 질리는 숨보다 차츰 물
쏴아아ㅡ 키요카는 파도의 잔물결 소리에 흠칫, 잠이 깼다. 5교시, 점심시간이 막 지나고 한 시가 조금 넘어가는 동아리 시간이었다. 이제 막 가물가물한 시야에 가득 들어차는 햇빛이 눈부셨다. 이상하다, 여기 그렇게 채광이 좋았나... 따위의 생각을 하자마자 지금 저를 흔들어 깨우는 것이 사람임을 본다. 눈 앞에 햇살같은 머리칼이 창문 틈의 바람으로 흔들린
뭍에 막 상경한 키요카는 바빴다. 겐죠와 만난 이후로는 말할 틈도 없거니와, 새해를 맞이하고 나서도 바빴다. 겐죠가 바빠질 것이라는 것은 당연히 빈 말이 아니었기에.. 키요카는 1월 1일에 인사 차 보낸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문자의 답을 2월이 되고 나서야 받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너도. 이미 새해는 꼬박 지났네요.. 키요카는 그 답장을 보며 한
왕자는 단 한번도 인어공주를 사랑한 적 없거든, 그때도, 지금도 쉬워. 그렇다면 정말로 왕자는 본인을 물에서 건져낸 인어를 미워했을까요? 인어는 바닥으로 끝없이 유영한다. 왕자의 허무마저 끌어안고 물에 빠진 인어는 결국 물거품이 된다. 시야가 서서히 부서지며 몸 안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온다. 폐부를 틀어막는 익숙한 감각에 인어는 그 수면같은 눈을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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