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의 아이

0. prologue (1)

0-1

[정령의 아이]는 '공식적으로 저작권이 등록된 작품'이기에

작가의 허락 외의 개인 유포는 <저작권 침해>이며,

<저작권 침해는 형사 및 민사 고소를 받을 수 있음>을 명시해둡니다.


그날, 그들은 숲에서 ‘인간의 아이’를 주웠다.

정령의 아이

0. prologue (1)

세상을 ‘차원’이라는 세부적인 분류로 나눈다면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물질로 이루어진 세계’와 ‘환상으로 이루어진 세계’로 말이다.

‘물질로 이루어진 세계’(물질계)는 글자 그대로 ‘물질’로 구성되어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으며, 존재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물질적인 존재감의 차원이다.

‘환상으로 이루어진 세계’는 물질계와 완전히 다른 개념의 차원으로 대부분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존재들의 차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존재들의 차원’이라고 하면 많이들 웃겠지만, 이는 여러 사람에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 실체는 존재하는 것이다. 그들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존재를 볼 수 있는’ 나는 ‘환상적인 존재들이 벌이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했고, 이를 이해하고 있기에 그들의 세계를 ‘환상계’로 이름을 붙였다.

물질로 이루어진 세계와 환상으로 이루어진 세계, 이 두 개의 차원은 마치 동전의 앞면과 뒷면과 똑같기에 서로 가까이에 있음에도 느낄 수 없고, 마주할 일이 없다.

[마법학 -이론. 2P]

어김없이 지평선 위로 떠오른 태양은 따뜻했던 봄날의 따스한 온기가 아닌, 무더운 계절의 열기를 빛과 함께 힘껏 내뿜었다. 하늘에 떠오른 태양이 내뿜는 빛은 몹시 뜨거웠지만, 나무들이 빽빽이 자라난 안까지는 닿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무들이 만들어 낸 시원한 그늘 속에서 어떠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바람이 잎사귀들을 흐트러트리면서 만들어낸 소리 같았겠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그 소리는 앳된 생명이 내지르는 소리였다.

“응애애! 응애! 응애!”

힘껏 소리를 내지르는 존재는 땅으로 떨어진 잎사귀에 뒤덮여 있었다. 바람이 살랑 밀어낸 잎사귀에 모습을 드러낸 울음의 주인은 포대기에 감싸여 있는 어린 아기였다.

“응애! 응애! 응애애!”

손때에 찌들어 있는 포대기 바깥으로 손을 내밀고 울부짖는 아기는 얼마나 울었는지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는데, 마치 산에서 자란 산딸기처럼 보일 정도였다. 딸기처럼 얼굴이 붉게 물든 채 잎에 파묻혀 있던 아기는 계속, 쉬지 않고 울었지만……누구도 아기가 묻혀있는 곳을 지나치지 않았다.

지금 아기가 있는 그곳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는 증거처럼 깊은 숲이었는데……그런 곳에, 어째서 걷지도 못하는 아기가 있는지 의문스러울 따름이었다.

그 시각, 구름이 하나도 걸리지 않은 푸른 하늘에 태양이 아닌 특이한 빛이 물속의 물고기처럼 자유로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작은 빛은, 숲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걸?’」

수상한 낌새를 느낀 빛은 계속 신경이 쓰이는 소리의 정체를 찾기 위해 쏜살같이 어두컴컴한 그늘이 드리워진 숲을 향해 날아가 마침내 소리의 정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상당히 더러워진 포대기에 감싸인 채, 눈물을 주렁주렁 매달고 딸꾹질하고 있는 아기를.

「‘이건 뭐지?’」

숲속으로 날아온 빛은 궁금증을 품고 잠든 아기의 곁으로 다가가 맴돌면서 관찰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빛이 아기를 관찰하는 순간, 지쳐 잠들었던 아기가 눈을 뜨고는 머리 위를 날고 있었던 빛을 빤히 바라보았다. 아기의 머리 위를 날고 있었던 빛은 눈을 뜬 아기의 눈동자에 가까이 날아가 구경하기 시작했다.

「‘이건 뭘까?’」

푸르게 빛나는 은은한 빛은 눈을 뜬 아기의 머리 위를 뱅글뱅글 맴도느라 정작 눈을 뜬 아기의 작고 느린 손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볕에 반짝이는 노란 눈이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던 푸른빛은 곧 반짝이는 눈동자가 자신의 움직임과 똑같이 움직인다는 것과 자신을 붙잡으려는 손길을 알아차리고는 잽싸게 작은 손을 피했다.

「‘설마……이건 날 보고 있었던 거야?’」

그럴 리 없었다. 이 세상에서 자신을 볼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으니까!

「‘그렇지만 방금 날 붙잡으려던 것도 그렇고……이것도 똑같이 움직이는걸. 이건 날 보는 것 같아!’」

자신들을 볼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던 빛은 지금까지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아우!”

「‘지금 저것은 나를 따라 움직이고 있어! 분명 내가 보이는 거야!’」

아기의 손을 피해 움직였던 빛은 잊고 있었던 사실을 떠올렸다.

저것이 자신을 보더라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잠시 당혹함에 잊었던 사실을 떠올린 푸른빛은 긴장을 풀고 아기를 자세히 살펴보고자 다가섰고 당황스러운 일을 겪게 되었다. 바로 아기의 작은 손이 자신을 붙잡는 것을!

「‘헉? 이게 무슨 일이야!’」

“꺄아!”

아기의 말랑하고 촉촉한 손의 감촉에 잠시 넋을 놓았던 푸른빛은 정신을 되찾고는 힘껏 몸을 떨어서 힘이 빠진 아기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무리 봐도 정체를 모르겠지만, 자신을 보고 만질 수 있으니 아주 특별한 것 같았다.

「‘이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모두에게 알려야겠어!’」

방금 겪은 일과 아기의 정체를 알려야겠다는 마음에 푸른 빛은 곧장 하늘 위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

하늘을 날아다니는 빛들을 지나쳐, 푸른빛이 도착한 곳은 눈부신 백색의 하늘로 그곳은 푸른빛과 같은 존재들이 살아가는 세계였다.

금을 녹여 만들어진 것 같은 반짝이는 황금빛 바람이 허공에 궤적을 그리고 색을 품은 구름이 금빛의 흔적을 지우는 아름다운 그곳에서 푸른빛이 향하는 목적지가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그 세계를 비추고 있는 가장 환하면서도 거대한 빛의 곁이었다.

『당신이 여기에 온 이유를 압니다.』

빛의 세계를 찬란히 비추면서 질서를 잡고 있었던 거대한 빛은 자신의 곁으로 날아온 푸른 빛에게 일어난 일들을 전부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렇기에 푸른빛이 말하기 전에 그가 듣고 싶었던 대답을 들려주었다.

『방금 당신이 만나게 된 것은 ‘사람’이라는 겁니다.』

「‘제가 본 것이 사람이군요!’」

푸른빛의 궁금증을 알려준 거대한 빛은 약간의 기대와 두려움이 서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래요……마침내 그가 나타났군요.』

거대한 빛이 몸을 떠는 순간, 그 빛으로 밝았던 일대를 뒤덮는 빛의 파도가 일어나 빛의 세계를 뒤덮기 시작했다.

그 모든 것을 지켜본 푸른빛은 거룩하게 느껴지는 빛이 어째서 떨고 있는 것인지 의아해졌다.

「‘왜 그러시죠?’」

『드디어 시작되었으니까요.』

「‘무엇이 시작되는 건가요?’」

뜻을 알 수 없는 거룩한 빛의 대답에 푸른빛은 호기심이 생겨 더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단 한마디였다.

『이제 알게 될 겁니다.』

그렇게 대답한 거대한 백색의 빛은 작고 푸른 빛에게 지금 알려줄 수 있는 사실을 말했다.

『방금 만난 사람은 어떤 존재들보다 특별합니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사람을 지키도록 하세요!』

「‘왜죠?’」

『그것도 ‘그날’이 되어야 알게 될 겁니다!』

자세한 이유를 말하지는 않았지만, 성스럽게 빛나는 빛의 말에 푸른빛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자! 어서 그 사람에게 가세요!』

신기하게도 그에게 가라는 말은 한 줄기 바람이 된 것처럼 푸른빛을 움직이게 했다.

이유는 정말 모르겠지만 자신은 지금 숲에서 만난 사람의 곁에 있어야 할 것 같았고, 그를 지켜야 할 것 같아서……모든 것을 알게 될 ‘그날’까지 아기를 지켜달라는 부탁을 지키기 위해 푸른빛은 자신과 같이 특별한 ‘사람’에게 호기심을 가진 이들과 빛의 세계를 떠났다.

오로지 자신들을 볼 수 있는 특이한 아기를 지키기 위해.

*

자기 말을 따라 푸른빛이 빛의 세계를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거대하고도 영롱한 빛은 먼 미래를 보았다.

그의 앞에 나타난 미래에는 훌륭한 남자로 성장한 아기와 그 주변을 힘차게 날아다니는 그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미래에도 함께할 것이다.

같이 지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에는

너무도 긴 시간이 예정되어 있었다.

***

여러 번 꿰맨 허름한 옷을 입었지만 귀엽게 생긴 소년은 보기만 해도 사랑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바느질을 하느라 바쁜 여성의 등을 힘껏 끌어안고 말했다.

“엄마, 저 산에서 놀다 올게요!”

놀고 오겠다는 소년의 말에 소년의 어머니는 손을 멈추고 여기저기로 뻗은 아들의 머리를 사랑이 가득한 손으로 정리해주면서 충고를 했다.

“놀고 오는 건 좋지만 조심히 다니고, 너무 늦지 말렴.”

“헤헤. 네! 엘, 노바, 크레이트! 리온! 얘들아, 빨리 가자!”

외출 허락을 받은 아들은 친구들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허름한 문을 열고 재빠르게 나갔고, 신난 아들의 모습을 지켜본 어머니는 흐뭇하게 웃었다.

문이 닫히자 다시 조용해진 방안에서 소년의 어머니는 다시 멈췄던 일을 집중하기 시작했지만, 그 집중력은 오래갈 수 없었다. 문이 다시 열렸으니 말이다.

“벌써 돌아왔니? 뭘 두고 간……어머, 여보?”

친구들과 놀겠다고 떠난 아들이 물건을 두고 가서 금방 돌아왔다고 여겨,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든 여성은 문을 열고 돌아온 사람이 아들이 아니라 땀에 흠뻑 젖은 남편인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그는 해가 뜨기 전에 집을 떠나서 밤이 되었을 때 돌아오곤 했으니 말이다.

“그 녀석, 어디 갔어?”

너덜너덜한 수건으로 땀을 닦은 남자는 좁은 집안을 한 차례 훑어본 다음 의자에 앉아 바느질하던 아내에게 아들의 행방을 물었다.

“놀러 갔어요. ‘친구들’과 함께.”

친구들과 놀러 갔다는 아내의 말을 들은 남자의 얼굴은 일순 구겨졌다.

“우리가 못 보는 환상의 친구들? 대체 언제쯤에 상상의 친구들과 헤어질지!”

의자에 앉아 투덜대는 남자에게 여자는 물 한잔을 내밀고는 점잖게 타일렀다.

“여보. 우리 아들은 아직 어리잖아요. 또 그런 ‘친구’라도 있는 덕분에 늘 명랑해서 보기 좋고요.”

“……하지만 계속 혼잣말하는 모습을 보면 소름이 끼쳐.”

아내가 떠준 물을 단숨에 마신 그는 다시 창가에 앉아 바느질하는 아내를 보며 말했다.

“나는 아들에게 화나는 게 아니라 속이 상해서 그래. 우리는 가족이니까 괜찮다 쳐도, 다른 사람이 그 녀석을 보고 미쳤다고 할까 봐!”

*

그 시각, 집을 뛰쳐나온 아이는 풀이 무성한 들판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허공을 나는 빛들을.

지금 소년이 쳐다보는 빛들이 바로 소년의 특별한 친구들이었다.

신기하게도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으면서 오직 소년만 볼 수 있는 신비하고도 비밀스러운 존재들은 아름다운 빛을 가지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레이크의 눈에만 보일 뿐이었다.

「레이크! 지금 뭘 하고 놀 거야?」

「재밌는 거 하자!」

하늘을 날아다니며 깜빡이는 빛들이 소년에게 오늘은 무엇을 하고 놀 것인지 말을 걸었다. 그들의 질문에 레이크는 오늘은 무엇을 하며 보낼지 잠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음……노는 것도 좋지만 우선 산에 가자! 지금은 가을이니까 찾아보면 먹을 것이 있을 거야! 먹을 걸 모아놓고 나서 놀자. 그럼 누가 먼저 산에 가는지 시합을 할까?”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산에 가자는 말을 꺼냈던 레이크는 말을 끝내자마자 산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앗! 레이크! ‘준비’라고 말 안 했어!」

이미 온 힘을 다해 달리고 있는 레이크의 등 뒤로 흥분한 빛들이 흥분해서 내지르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하지만 레이크는 자신의 반칙에 화가 나서 고함을 지르는 빛들을 무시한 채 열심히 달릴 뿐이었다.

늘 자신을 따라다니는 존재들을 버려둔 채 목적지만 보고 달리던 레이크는 산으로 올라가는 길 앞에서 멈춰 섰다.

“헉……헉……벌써 왔어? 하아……역시 빠르네. 리온.”

지금 숨을 돌리는 레이크의 앞에 나타난 존재는 ‘리온’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빛이었다. 레이크가 반칙까지 하면서 달렸건만 그의 앞을 가로질러 나타난 리온은 레이크의 머리 위를 빙글빙글 맴돌았다.

“후우……오늘도 리온이 일등이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숨을 돌린 레이크가 친구들의 행방을 묻는 순간, 그의 주변에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한 빛들이 나타나서는 그를 에워싸고 소리를 질렀다.

「치사한 레이크!」

「비겁해요! 나빠요! 레이크 바보!」

「누가 빨랐어요? 누가 일등이에요?」

흥분한 가운데 시합의 결과가 궁금했는지 묻는 물음에 레이크는 ‘오늘도 리온이 일등’이라고 대답했다.

「리온! 역시 빨라!」

시합 결과를 들은 빛들은 기뻐하면서 승리한 친구의 이름을 외쳤고, 말이 없는 리온은 친구들의 감탄이 기뻤는지 빛을 빠르게 깜빡일 뿐이었다.

“휴……자. 이제 산에 올라가 볼까? 크레이트! ‘산길’을 만들어줘!”

진정한 레이크가 다른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부탁을 하자 밝게 빛나는 노란 빛이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알았어요!」

알겠다는 정령의 소리와 동시에 표면의 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요동을 치던 흙이 불쑥 솟아오르더니 돌이 가득한 산길을 뒤덮어 푹신해진 길로 바꿨다!

“늘 고마워. 크레이트.”

산에 생겨난 길이라고 믿기 힘들게 발에 차이는 이물질 하나 없는 흙길이 생겨나자 레이크는 걷기 좋은 길을 만들어준 친구에게 고맙다고 인사한 다음 그가 만든 길을 걷기 시작했다.

거친 산길을 걷기 좋은 길로 순식간에 바꿔버린 노란빛, ‘크레이트’는 레이크의 머리 위를 빙글빙글 맴돌다가 그의 어깨에 내려앉고는 힘차게 외쳤다.

「헤헤헤. 다음에는 술래잡기해요!」

크레이트가 레이크의 작은 어깨에 앉는 것을 본 다른 빛들도 작은 레이크의 몸에 모여들어 앉기 시작했다.

여러 빛이 제 몸에 걸터앉는 것을 지켜보던 레이크는 나무의 그늘 덕분에 컴컴한 숲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왜 다른 사람은 너희를 못 보는 걸까? 이렇게 많고 시끄러운데 말이야!”

지금 레이크가 보고 있는 숲에는 그의 몸에 올라타고 있는 빛과 똑같은 빛들이 기운차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여러 색으로 반짝이고 있는 빛들의 비행을 보고 있던 레이크는 답답하고도 속상한 마음이 커졌다.

자신에게는 저토록 많은 빛이 보이는데 말이다.

“……아빠의 말대로 내가 이상한 걸까?”

「뭐? 이상한 거 아니야, 레이크 네가 특별한 거야!」

가을날 산을 알록달록 물들이는 단풍처럼 레이크의 붉은 머리에 매달려 있었던 붉은색의 빛이 크게 외쳤다. 그가 이상한 게 아니고 특별한 거라고.

「그래서 만났는걸, 우리는!」

「맞아요! 특별해요!」

「그래! 레이크는 우리의 아주 특별한 친구야! 소중한 친구!」

붉은빛의 외침에 이어 다른 빛들도 ‘레이크는 자신들의 소중한 친구’라고 외치면서 소년의 작고 앙상한 어깨에 매달렸다.

“풋……그래, 맞아. 우리는 친구야. 아주 좋은 친구.”

자신을 친구라고 말하며 매달리는 빛을 본 레이크는 미소를 지으며 어깨에 대롱대롱 매달린 빛들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쓸어 만졌다.

레이크가 바라보는 세상 속에는, 자신에게만 보이는 ‘정체를 모르는 빛’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빛들은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레이크의 주변을 늘 지키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레이크는 자신의 주변에 항상 날아다니는 빛들이 부모님처럼, 가족인 것처럼 느껴져 너무도 좋았다.

함께 지내면서도 여전히 빛의 정체를 모르지만, 빛들은 자신에게 전혀 해롭지 않았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을 확실히 느꼈으니 말이다.

카테고리
#오리지널

해당 포스트는 댓글이 허용되어 있지 않아요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