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엘도
천지신령 앞에 고한다. 얘네 사귄다. 왜? 라기보단 어떻게? 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게 납득하기 더 좋을 것 같다. 거칠게 압축하자면, 서로를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서로 뿐이었다. 이걸 이해하려면 두 신이 어떤 존재였는지부터 짚어봐야한다. 우선 광한전 항아 묘정선녀 망연 廣寒殿 姮娥 妙情仙女 茫然 내 캐다. 사랑과 달의 신이라고 거창하게 짰는데
・ 。゚: *.☽ .* :゚. “안녕하세요.”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제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명랑하게 인사한 작달막한 여아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해질 정도로 힘을 주자, 흐릿한 상이 조금 명료해졌다. 연두색 치마를 입고 금빛 머리칼로 쌍환을 말아 올린 탓에 여아는 꼭 노란색 꽃처럼 보였다. 아이는 노인이 분별에 애를 먹고 있다는
"기분이다!" 호쾌한 외침이 채찍처럼 담장을 후려치고 그 너머 길가에까지 울렸다. 뒤이어 오곡과 가을 열매를 담은 비단 주머니들이 마구 바깥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안쪽에서는 즐거운 비명이 터져나왔고, 등롱을 든 채 걷던 행인들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날아오는 곡낭에 얻어맞거나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 챙겼다. 걸인 하나가 날아온 주머니를
더위 대강 다 가셨고, 이제 아침저녁으로 사늘한 바람이 불었다. 바야흐로 가을이라, 곧 중추절이다. 연중 가장 크게 뜨는 달이 차오르고 있으므로 사람 모여 사는 곳에서는 제법 들뜬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양주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골목마다 장명등 내걸리고 상가에는 둥글게 생긴 과자와 과일이 들어찼다. 그리고 그 사이로, 사람을 본 게 맞나 싶은 의심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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