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계속해서 드릴게요.

끝없이 불안해도, 한없이 의심스러워도 그게 확신이 될 때까지 드릴게요.

과거에 무슨 일이 있는 게 문제가 되나요? 해피씨는 언제라도 행복해질 자격이 있어요.

아무래도 인생이란 게 언제나 환해질 수는 없는 것처럼.

해가 없으면 해가 되고, 달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변할게요.

말을 하려던 순간 확신으로 가득찬 표정이 굳었다.

나는 이 말에 확신이 있는가? 아니, 나도 나를 믿을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면 전부터 소중한 사람들은 나와 계속할 수 없었다.

동생도, 가족도, … 사람들도.

이 작은 말 한마디가 먼 미래에 저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나는 …

나조차도 믿을 수 없는데. 어떻게 확신을 주지?

솔직히 당신이 나를 왜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

나는 단순히 그냥, 당신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라고.

하루라도 더 당신이 행복했으면 했고, 하루라도 더 나를 바라봐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그런데도 내 1순위는 아무도 될 수 없는데.

이래도 좋아요?

해피가 원한다면 어떤 말이든 다 해줄 수 있어요.

원하는 물건이 있다면 어떻게든 가져다줄게요.

별을 원한다면 따다 주지는 못해도 비슷한 거라던가, 별을 사다 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나는 이기적이게도 나보다, 가족보다, 소중한 사람보다 남을 더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데 괜찮아요?

해피를 싫어한다는 말이 아니에요.

나는 당신이 범죄자라도 좋아할 거예요. 세상이 용서하지 못할 범죄라도 용서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볼게요.

그렇지만 같이는 못 해 드려요. 저는, 저한테는 … 사람들이 살았으면 하는 욕심이 있거든요.

목 끝에서 목소리가 막혔다.

입술은 말할 수 없어진 인어공주처럼 뻐금거리기만 하고 손은 갓 태어난 아이가 움직이듯 쥐었다 폈다만 계속 반복했다.

“해피”

어렵사리 꺼낸 말은 당신의 이름이었고,

“해피도 준다고 약속하면, 저도 같이 드릴게요.”

이어진 말은 계산적인 말이었다.

선한 당신은 이 말에 해주겠다고 하길, 고개를 들지 않는 지금 답을 해서 웃는 내 모습만 확인하길.

“제가 해피한테 못 해줄 게 뭐가 있어요. 원하는 거 다 드릴게요. 그 대신에 해피도 저한테 믿음을 주세요.”

당신은 평생 내가 선하고 올곧은 사람이라 이런 고민 같은 거 없는 사람이라고 알았으면 좋겠어.

‘언제나 내 곁에 있을 거라고, 설사 내가 당신보다 남을 위하더라도 당신은 내 가족이라고 해줄 거라고.’

“항상 저를 믿어주고, 저한테 사랑을 티 내준다고 해주세요.”

선함을 연기하는 건 그 누구보다 자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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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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