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뇽기동
그 사람이 가지 않은 길에는 어느덧 들꽃이 자라나고 있었다. 척박한 땅이라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메마른 황무지였다. 더 쉽고 더 편한 길이 바로 옆에 있었기에 그 길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그렇게 사뿐히 내딛는 걸음에는 망설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감 넘치는 걸음을 따라서 그 사람 곁으로 사람들이 모였다. 몰려다니며 길을 넓히는 그들은 안락한 울
그 중학교 밴드 동아리에는 꽤 사납고 불량스럽게 생긴 학생이 있었다. 키는 또래보다 훌쩍 크면서 눈매는 날카로워서 먼저 말을 걸기 쉽지 않았고, 교우관계가 딱히 나쁜 건 아니지만 친한 몇 명이랑만 붙어다녔다. “네가 가만히 있으니까 다른 애들이 못 다가오는 거라니까? 수이 넌 표정이 더러워서 좀 웃어야 한다고.” 늘 메고 다니는 베이스 케이스에 깜찍한 오
봄이 오기까지 유난히도 추웠다. 그해 겨울은 눈이 참 많이도 내렸다. 길 위에 쌓인 눈은 녹았다 얼기를 반복하며 빙판으로 변했다. 그 추운 날 유일하게 온기를 품은 햇살을 받노라면 눈부시게 반짝였다. 개중에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자리는 투명한 발자국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도경의 다섯살배기 딸은 그 투명한 얼음 발자국을 따라서 걷는 걸 무척 좋아했다. 넘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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