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을 찾아

가지 않은 길

챌린지 by 뇽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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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가지 않은 길에는 어느덧 들꽃이 자라나고 있었다.

척박한 땅이라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메마른 황무지였다. 더 쉽고 더 편한 길이 바로 옆에 있었기에 그 길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그렇게 사뿐히 내딛는 걸음에는 망설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감 넘치는 걸음을 따라서 그 사람 곁으로 사람들이 모였다. 몰려다니며 길을 넓히는 그들은 안락한 울타리 안에 더 많은 이들이 속하길 바랐다. 울타리 안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무리에서 최초의 걸음을 디딘 그 사람을 추앙하기 시작했다. 그 사람이 가는 길에서 벗어나면 곧 도태되리라 떠들어댔다. 실제로 고립시켜 자멸토록 만들기도 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믿음이 없던 것일까. 누구든 한 걸음만 나설 용기를 내면 그 사람과 같은 권위를 가질 수 있을 텐데 그 무리에서는 오히려 금기시했다. 최초의 그 사람의 권위를 지키고자 함은 아니었다. 애초에 자신을 따라오는 자들을 멀리하지 않았을 뿐인 그 사람은 무리가 생기는 것에도 관심이 없었다.

그저 가고 싶은 길을 묵묵히 걸어갈 뿐이었다. 그 뒤를 따르는 사람들 따위는 고려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

무리 안에서 이 사실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 터이다. 그럼에도 멋대로 신념을 만들고 새로운 이에게 강요하기를 반복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멍청한 꼴이 되었다. 이 작태를 그 사람도 더 이상 무시하기 힘들었다.

조용히 어린아이 하나를 불러냈다.

보는 사람이 꽤 있는 자리에서 무리 바깥으로 아이의 등을 밀었다. 아이는 또 다른 최초의 걸음을 내디뎠다.

한 사람의 그림자에서 고여있던 무리는 새로운 걸음을 단절시킬 것인가, 새로운 걸음을 따를 것인가.

그들의 선택과는 상관없이 아이는 들꽃을 찾아 원하는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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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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