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박메론
정말 행복해! 끝없이 펼쳐진 과자산 위에서 요코는 둥실둥실 떠다녔다. 손을 뻗으면 달콤한 초콜릿이 잡혔고 입을 벌리면 달달한 탄산음료가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요코는 만세를 불렀다. 만세! 이게 꿈이라도 좋아! 커다란 비스킷을 타고 산을 내려오며 소리를 질렀다. 탁. 탁. 하늘에서 살벌한 소리가 들려왔다. 어라? 요코는 별사탕을 입에 넣다 말고 하늘을
그냥, 어느 순간 눈이 떠졌다. 필사적으로 눈을 뜨려고 노력했을 때에는 떠지지 않던 눈이 거짓말 같이 떠졌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며 상체를 일으켰다. 사방이 하얀색이라, 순간 눈을 감고 있나 싶어 눈언저리를 더듬었다. 눈은 제대로 떠져 있었다. 맙소사. 분명 두 눈으로 자신의 몸이 데이터로 흩어지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는데, 하얀 배경 속에 이질적
머리에 있는 수도꼭지를 누군가가 열어 놓은 듯했다. 뇌가 퍼런 바다 위에서 유영을 하는 것만 같았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소금을 가득 흡수하며 무거워지는 뇌, 그런 뇌가 이와사키 류지의 머릿속에서 떠다니고 있었다. 뇌가 소금을 과다 흡수하여 얼마나 나태해졌는지 눈을 뜨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회색질이 점차 묽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몸에 있는 혈관을
멀리서 노란빛의 사람이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우리에게로 한 발자국씩, 천천히 다가왔다. 그는 너덜너덜해진 왼손으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윽고 억지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한마디를 내 뱉었다. “임무 완료.” 폭발음과 함께 그의 뒤로 RH-03의 형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뭐가 임무 완료란 말인가. 바로 옆에서 파란 제복의 사람이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갔다. 나는
+ 본 글은 특명전대 고버스터즈 본 편의 13년 전 어느 사건 후의 시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에 따라서는 스토리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칙칙하고 우울했던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밝게 바뀐 건 그래, 아마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였다.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캐롤 소리는 기관 내에서도 똑같이 울려 퍼졌고, 커다란 트리를 창고에서 꺼
+ 본 글은 특명전대 고버스터즈 결말 이후의 시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진실이란 생각했던 것 보다 더욱 가혹하게 우리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이런 진실은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옆에서 비틀거리는 너를 지탱해 줄 정신조차 없었다. 손이 떨려왔다. 아버지께서는 엔터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끝까지 진실을 숨기실 생각이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