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깨작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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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일주일 전, 데콰이즈 티아는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다. 모험가가 되기로 마음 먹은 날부터, 언젠가 이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각오가 되어있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힘겨웠던 전투 끝에 상대가 쓰러진 것을 확인하고,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원체 겁이 많은 성격으로
글자를 배운 이후로는 읽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모아다가 닥치는대로 읽게 되었다. 세상에 남은 것이라곤 오염된 생물들과 썩은 땅, 그리고 사실상 멸종한 것이나 다름없는 인간들 뿐이었으니,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옛 문명에 대해 적힌 글들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쓰레기장 바깥의 생활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구시대의 문명이란 터무니없고 믿을 수
기억의 시작은 쓰레기장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째서 이곳에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나이를 가늠하면 5살 즈음, 건강한 아이는 아니었는지 제대로 서지 못하고 빌빌댔으며, 말도 서툴렀다. 살아남기에는 한 없이 나약한 존재, 어쩌면 자신을 이곳에 갖다버린 누군가가 바랐을 것처럼 오래 지나지 않아 쓰레기들과 함께 썩어가는 것이 당연한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