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도라도 이야기

ELDORADO :: 세계관 가이드

:: 엘 도라도 이야기 (이하 엘 도라도)는 자작 세계관 EL DORADO에 속하는 이야기로, 2024년부터 남미의 가상 도시 ‘엘 도라도 시’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룹니다. ::

지금까지의 이야기 ::

1974년,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태양 O Sol’이라는 혁명 조직이 등장합니다. 헬리오도로라는 이름의, 마치 신과 같은 힘을 가진 초인이 이끄는 이 집단은 5년이라는 시간동안 남미의 게릴라 조직과 부패한 군부를 집어삼키며 하나의 국가로 성장하였습니다. 태양의 지배 아래 놓인 남미의 국토에는 헬리오도로의 ‘제국’이 선포되었고, 그의 초월적인 권위에 의한 절대적 지배를 이념으로 삼은 제국은 다음 5년 사이에 두 이념으로 나뉘어 힘을 겨루던 세계의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로 거듭납니다. 제국의 존재에 위기를 느낀 열강은, 이전까지 가졌던 대립과 분쟁을 잠시 내려놓은 채 제국을 향한 전쟁을 선포하였습니다.

1989년, 5년간의 '제국 섬멸전'이 끝납니다. 황제는 사라졌고, 제국은 갈기갈기 찢어진 작은 조각들로 흩어졌으며, 그들이 들어섰던 땅에는 폐허만이 남습니다. 위대한 도시가 서있던 자리에 난민들의 판자촌이 세워집니다. 세계는 새로운 발견과 격변의 시대를 맞이합니다. 세계 각지의 초인 인구가 급증하고, 공상의 영역이었던 신기술과 발명품이 실현되며 인류의 발전을 가속합니다. 새로운 시장을 찾아 해매던 세계의 시선은 잿더미가 된 남미로 향하였고, 세계적인 ‘남미 재건 사업’이 시작됩니다. 국가도, 정부도 손을 놓은 빈 땅 위에 수많은 기업들이 저마다의 도시를 지어 올립니다. ‘기회의 땅’. 기업들은 자신의 도시를 그렇게 광고합니다. 본래 그 땅에 살아가던 이들의 터전을 빼앗아버리고 말이죠.

2010년. 자신이 섬멸전에 참여했던 군인이라 주장하는 이의 수필이 인터넷으로 퍼져나갑니다. 참혹한 섬멸전의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한 수필은 순식간에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어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끈 부분은 전쟁의 참상을 다루는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문제의 수필은 전쟁의 막바지, 황제가 쓰러지고 모습을 감춘 그 날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 진술합니다. 황제가 가졌던 보물, 그의 가장 중요한 비밀이 바로 그 날 그 자리에 있었던 군인들에 의해 감추어졌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서술은 모호했고, 수많은 해석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위대하고도 끔찍한 대량학살 병기였을까? 아니면 천문학적인 가치를 자랑하는 금은보화였을까? 차라리 소설이라 부르는게 맞을 만큼 허무맹랑한 이야기였지만, 신이라 불렸던 사내와 그의 사라진 유산은 전세계의 보물 사냥꾼, 재력가, 권력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하나둘씩, 황제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하는 이들이 남미로 발을 들입니다. 거대한 다국적 기업 집합체 'SKY'가 급작스럽게 실패한 재건 사업지 '로스 소브레비비도스 Los Sobrevividos'를 매입하고 신도시 건설을 추진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 입니다.

로스 소브레비비도스, 일명 ‘살아남은 이들의 도시’는 재건 사업에 대한 저항이 가장 거세다고 알려졌습니다.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강경한 자세는 물론이고 사보타주, 협박, 폭력과 매수, 테러, 필요하다면 암살마저 마다하지 않는 주민들의 방식은 숱한 기업들이 피를 보고 물러서게 만들었지요. 많은 이들이 SKY의 결정을 비웃었습니다. 현실적이지 못한, 보물 이야기를 쫓는 아이 같은 행동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SKY는 구 판자촌 전체를 높이 44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인공 구조물 '프레임'으로 뒤덮고 그 위에 도시를 세우는, 비상식적이고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실현하고 맙니다. 2015년, 로스 소브레비비도스라 불렸던 난민 도시는 이른바 황금의 도시. 기업령 ‘엘 도라도 El Dorado’로 다시 탄생합니다.

도시는 완공되었으나, 갈등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기존 로스 소브레비비도스 주민 연합은 '조합'이라는 저항 세력을 구축하여 더욱 조직적인 테러활동을 개시하였고, 도시 위에서는 준공 당시 힘을 빌려주었던 ‘신성한 길과 통합의 교단’ (이하 ‘교회’) 역시 기업에게서 등을 돌려 도시의 소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합니다. 설상가상으로 힘 없는 중남미 연맹이 도시에 대한 법적 개입을 사실상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며 분쟁은 더더욱 격화됩니다.

시간이 흘러 2024년. 엘 도라도 시를 둘러싼 분쟁은 아직 진행 중 입니다. 피바람은 잠시 멈췄지만, 언제 또 다시 폭력 충돌이 시작될지는 모르는 일이지요. 그 분쟁에서 승리하는 자가 누구이던, 그들은 황제의 비밀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질겁니다.

당신은 기업의 직원일 수도, 조합의 조력자일수도, 교회의 신봉자일 수도, 혹은, 셋 모두 아닌, 그저 자신의 뜻을 쫒는 누군가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 일수도, 어른일 수도, 초능력자일 수도, 아닐 수도 있죠. 다만 확실한 것은, 당신은 무언가를 원해서/무언가에 의해서 엘 도라도 시로 흘러 들어왔다는 사실일겁니다.

엘 도라도의 3대 세력 -

- 조합 (Comuna) ::

 

“빼앗긴 우리의 자유를 위하여. For freedom, stripped away from our hands.” 

 

조합은 엘 도라도가 들어서기 이전부터 그 땅에 정착하여 살아왔던 난민 공동체에게서 출발합니다. 당시는 로스 소브레비비도스 거주민 연합이라 불렸던 이들은 SKY가 도착하기 이전에도 매우 오랜 시간 동안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에 맞서 투쟁해왔습니다. SKY와의 첫번째 분쟁은 거주민 연합의 패배로 끝났고, 거주민 연합의 투쟁을 이끌던 수많은 지도자들은 범죄자로 낙인찍혀 잡혀가거나 도시를 떠났으나, 저항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와해된 투사들의 빈자리에 각국의 제 3세력들을 지원군으로 끌어들인 거주민 연합은 ‘조합’으로 재탄생하여 다시금 도시를 차지하기 위한 힘겨루기에 뛰어듭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서로 다릅니다. 누군가는 이익을, 권력을, 또는 명성을 원할것입니다. 또 누군가는 그저 자신이 살아가던 땅을 되찾고 싶어할 뿐입니다.

조합의 구성원들은 마피아, 에코-파시스트, 무정부주의 운동가와 노동조합 등으로 다양합니다. 각 단체의 수장들은 각각 조합 참모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여, 민주적인 의논과 토의를 통해 앞으로의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 모인 만큼 조직력은 매우 약하지만, 개인의 행동 동기 만은 매우 강력합니다. 이들의 본거지는 과거 제국 시절에 세워진 거대한 콘크리트 성채 ‘더 블록’으로, 억압, 차별, 멸시 아래에서도 저항의 의지를 잃지 않은 하층의 끈질긴 생명력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하위 조직 -

  • 여명 :: 제국의 잔당 군벌 세력으로, 현재는 갱과 같은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여명은 본디 로스 소브레비비도스 거주민 연합의 핵심 지도부였으며, 기존에는 하층의 전체적인 통제권을 쥐고 조합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였으나 2023년을 기점으로 하층의 치안 유지를 제외한 통치 권한을 다른 조합 구성원들에게 분배한 상태입니다. 여명의 조합 참모는 ‘오하라’라고 불리는 여인으로, 계산적이고 냉혹하며 비밀스러운 갱의 두목입니다.

  • 혼돈학회 :: 현재의 사회 구조는 잘못되어 있으며, 이를 무너트려 모든 사회 구성원의 지위를 동등하게 되돌린 후 다시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설립된 혁명가 집단입니다. 근본적으론 반체제적 운동에 가까운 설립 목적을 가지고 있으나 모든 구성원이 설립자의 사상에 동의하고 따르는지는 논란의 여부가 있습니다. 혼돈학회의 조합 참모는 일명 ‘박사’라 불리는 인물로, 과거 기업의 유능한 초자연현상 연구자였으나 기업이 유지하는 질서에 염증을 느끼고 전향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구룡 :: 중국 출신의 폭력 조직으로, 본토에서는 ‘구룡’이라는 무역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로서 구룡은 하층의 대규모 공업단지가 위치한 구역을 통제하에 두고 있으며, 하층의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제조업 전반을 총괄합니다. 엘 도라도에 파견된 구룡 그룹의 조합 참모는 ‘사신’ 리우 카이로, 무자비하고 변칙적인 성품을 가진 리더이자 흡성대법을 구사하는 치명적인 킬러입니다.

  • 재건 남미 상인회 :: 섬멸전 후 남미의 재건 도시 무역을 주도하는 사업자들의 연합입니다. 하층의 ‘합법적’ 상권을 구성하는 구역을 통제하기 때문에 사실상 재정관리의 대부분을 담당한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니며, 상층과의 교류가 가장 잦은 조직인 탓에 외교 지분의 상당 부분 역시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인회의 조합 참모는 ‘거상’ 라울 비야베르데로, 이탈리아 출신의 수완 좋은 사업가입니다.

  • 붉은 튤립 :: 네덜란드에 근거지를 둔 조직입니다. 상인회가 합법적 상권을 담당한다면, 붉은 튤립은 더 블록의 유흥가를 중심으로한 다소 퇴폐적이고 불법적인 상권을 관리합니다. 밀수품, 마약, 이외 떳떳하게 말할 수 없는 재화를 거래하는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하층 제일의 수입원이기도 합니다. 붉은 튤립의 조합 참모는 ‘여제’ 메간 테일러로, 항상 짙은 주홍빛의 환상 연기로 자신의 모습을 감추는 뒷세계의 주인입니다.

  • 유니온 :: 프랑스 및 서유럽 계열의 조직으로, 상인회와 연계하여 하층의 의료 시설이 위치한 구역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앞선 조직들에 비해서는 그나마 온건한 성향을 가지고 있으나, 이는 유니온이 온순하다기보다는 이들이 직무유기에 가까울 정도로 책임구역을 느슨하게 관리하는 탓에 가깝습니다. 유니온의 수장은 '족제비' 헤이스팅스이나, 하층 내에서 그다지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 라 파밀리아 :: 멕시코 계열의 카르텔으로, 하층 내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된 서부 지역의 거주지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파밀리아의 영향력은 하층 밖으로도 걸쳐있으며 특히 항구 도시의 항만 등에서 목격되는데, 이는 그들이 엘도라도와 연결된 인신매매 및 밀입국 사업 역시 손을 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들의 수장은 '독전갈' 로드리고즈이며, 다수의 사업장을 능숙하게 착취하는 교활한 사내입니다.

  • 브라트바 :: 동유럽 계열의 레드 마피아로, 하층 내 대형 화물차 출입 시설을 통제하고 있어 대부분의 물류 이동을 총괄합니다. 브라트바의 수장은 '북극곰' 표트렉으로, 무시무시한 완력을 가진 사내로 알려져 있으나 다른 조합 참모들에 비해 그 존재감은 다소 옅습니다.

 

- 기업 (Corporation) ::

 

“혁신. 번영. 그리고 이윤. For innovation. nourishment. And profit.” 

 

기업은 전 세계를 시장으로 하여 모든 산업을 적어도 하나씩은 손에 쥐고 있는 범 지구적 사업체입니다. 기업의 뿌리는 1990년대 신소재 철강을 생산하며 입지를 다진 스카일러 중공업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남아메리카 재건 사업에 기술력을 제공하며 막대한 부와 영향력을 축적한 스카일러 중공업은, 2000년대에 들어서며 기존의 고립주의 운영 방침을 깨고 기업 간의 연합과 독립적 세력권 형성에 심혈을 기울입니다. 그 목적은, 국가에 대한 귀속을 꺼려했던 당시 경영진의 철학에 따라 국가를 초월한 경제 공동체를 건설한다는 야망이었습니다. 2020년대에 들어서 SKY의 야심은 거진 성공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일명 ‘기업령’이라 불리는, 공격적인 민영화로 어느정도 독립성을 확보한 기업 단지가 전세계에 건설되었고, 엘 도라도 시라는 그 자체로 국가의 기능을 갖춘, 기업의 이념을 가장 충실히 실현한 사례 역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이윤, 이윤, 그리고 또 이윤을 쫓는 기업은 자신들의 정당한 소유인 도시를 온전히 되찾기를 원합니다. 그 후엔, 새로운 이윤을 찾아나서겠죠.

기업의 구성원들은 경찰 혹은 히어로, 하청 회사 용역들과 수많은 엘도라도 시 거주 직원들입니다. 그들의 대표인 이사들은 기업의 CEO와 이사회 회장의 지휘 아래 시 의회를 조직하여, 각자의 이윤, 그러나 통합된 목표를 위해 움직입니다. 기업의 본거지는 상층 서쪽에 위치한 SKY 타워로, 금 입자를 합성한 유리로 감싸진 마천루는 그 자체로 기업, 그리고 자본주의의 위대함을 상징합니다.  

하위 조직 -

  • 테스크포스 :: SKY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슈퍼 히어로 회사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히어로 소속사입니다. 각국의 테스크포스 소속 히어로들은 팀 단위로 구성되어 지정 지역을 수호하며, 엘 도라도 시에는 테스크포스 최고의 팀이라는 101이 위치합니다. 테스크포스의 대표 이사인 데미언 화이트스타인은 과거 1세대 최고의 히어로로서 명성을 떨친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 하비에르 장학재단 / 하비에르 초인학교 :: 1세대 히어로 칼리토 하비에르에 의해 설립된 장학재단과 그 휘하의 초능력자 교육 기관입니다. 본래는 사회적/경제적으로 취약한 청소년 초능력자 사회화를 위하여 존재하나, 현재는 다양한 계층의 초능력자 청소년 교육 및 양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장학재단의 대표는 칼리토의 딸 오브듈리아 하비에르이지만, 실질적인 장학재단 및 초인학교의 대변은 학교장인 에이다 빌린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 엘 도라도 시민 치안 보호대 :: 도시의 치안 관리를 담당하는 사설 보안 업체로, 경찰 특공대부터, 교통 경찰, 안전 귀가 서비스까지, 시 내에서 발생하는 범죄 대응 및 공공질서 유지를 총괄합니다. 관할 범위가 테스크포스와 일부 중첩되기 때문에, 두 업체는 대립하는 입장에 있습니다.

- 교회 (Church) ::

 

“하나될 수 있는 세상을 위하여. For the place where we could be one.” 

 

‘신성한 길과 통합의 교단’은 2000년도에 이르러 등장한 신흥 종교 집단으로, 세계 각국의 일부 종교 지도자들이 하나의 뜻을 가지고 뭉쳐 만들어낸 종교 공동체입니다. 그들은 초능력자, 나아가 초능력 그 자체를 신격화하며 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이른바 ‘낙원’을 이끌어가겠다는 교리를 내걸고 행동합니다. 사후의 세계를 약속하는 일반적인 종교들과는 다르게, 교회는 현생의 땅 위에 건설될 낙원을 기약합니다.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힘을 가진 존재의, 그 존재에 의해, 그 존재를 위한, 억압도 차별도 없는 세상을 말이죠. 교회 지도부의 본심도 이와 같은지는 알 수 없으나, 이들이 단순히 돈이나 성욕 같은 목적을 노리는 단순 사이비 집단은 아니라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입니다. 포용적인 자세로 빈민 복지/구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교회의 행보는 교회가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떨칠 수 있게 하였고, 바티칸 시가 독자적인 영토를 가진 것처럼 교단 또한 각국에 '교회령‘ 또는 ’교구‘라 불리는 자치체를 여럿 거느릴 수 있었습니다.특히, 남미에 위치한 엘 도라도 교구는 도시의 소유권을 기업과 양분할 만큼의 영향력을 보유한 조직으로 알려집니다. 교회는 엘 도라도 시야 말로 자신들의 낙원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땅이라 믿으며, 이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의 구성원들은 교회의 교리를 따라 움직이는 사제들과 하위 회사들, 그리고 낙원의 건설을 위해 부역하는 신도들입니다. 기본적으로 계급 사회의 형태를 띄며, 비능력자인 평신도에서 현실의 개념을 주무르는 대주교의 자리까지 다양합니다. 이들의 본거지는 상층 동쪽에 자리 잡은 수정궁으로, 새하얀 크리스탈로 이뤄진, 네 명의 대주교가 친히 그들의 능력을 이용해 일으켜 세운 살아있는 성지입니다. 그것은 초능력자의 신성함과 힘을, 그들의 우월함을 상징합니다. 

하위 조직 -

  • 고고학 교단 :: 초인류사 연구를 담당하는 교단입니다. 이들의 성과는 교회의 목적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군대에 해당하는 정화 교단과 경찰 역할을 맡는 수호 교단 다음으로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는 교단이기도 합니다. 고고학 교단의 상징은 삽을 축으로 한 교회의 법륜입니다.

  • 의무 교단 :: 교구의 의료 서비스를 책임지는 교단입니다. 군사/민간 의료원의 운영은 물론, 의학적 연구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의무 교단의 상징은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를 축으로 한 교회의 법륜입니다.

  • 과학기술 교단 :: 교구의 과학 연구와 기술 적용, 개발을 담당하는 교단입니다. 이론 연구는 많은 부분 타 교단과 교류하여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과학기술교단의 주 목적은 그러한 이론을 통한 신기술의 개발과 실전적 적용입니다. 특성상 기술자들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학기술 교단의 상징은 전자 구름을 휘감은 교회의 법륜입니다.

  • 봉사 교단 :: 교구의 민간 봉사, 구호 활동을 담당하는 교단입니다. 이들은 사실상 교회의 얼굴로, 교회에 속하지 않는 외부인들과의 교류를 직접적으로 이루어내는 교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 학교 시설들을 흡수한 교육 봉사 프로그램을 필두로 교회 내의 공교육을 이끄는 부처이기도 합니다. 봉사 교단의 상징은 월계수 잎으로 장식된 교회의 법륜입니다.

  • 정화 교단 :: 교구의 대외부 무력 행사를 담당하는 교단으로, 사실상의 군대입니다. 다만 일반적인 군대가 자기 방어에 1차적인 목적을 둔다면, 정화교단은 외부의 위협을 선제적으로 분쇄하는 것에 존재의의를 가집니다. 정화 교단의 상징은 철퇴를 축으로 한 교회의 법륜입니다.

  • 수호 교단 :: 교구의 내부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교단으로, 국가의 경찰 등에 해당합니다. 정화교단이 공격작전에 특화된것과는 반대로 수호교단은 방어작전을 위해 존재하며, 비전투직인 다른 교단들에게 필요한 병력을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수호 교단의 상징은 방패에 새겨진 교회의 법륜입니다.

  • 이단심문소 :: 교구 내외의 정보전, 첩보전을 담당하는 정보조직으로, ‘세례’를 받은 초능력자만이 이단심문소의 심문관으로 봉사할 수 있습니다. 심문관들은 조직 침투, 위장술과 첩보기술등을 전수 받으며, 교회 내외의 잠재적 위협 요인들을 색출하고 제거하는 특수 요원으로 기능하는 한편 교단 요직들의 경호 및 밀착 수행 역시 담당합니다. 이단심문소의 상징은 검을 축으로 한 교회의 법륜입니다.

  • 심판소 :: 교구의 민/형사 재판을 담당하는 사법 기관입니다. 심판소는 자체적인 형법을 통해 교회 내의 범죄자를 처벌하며, 설령 교단에 속하지 않거나 외부에서 한번 재판 받은 범죄자일지라도 교회 내부의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판결을 내립니다. 심판소의 상징은 천칭을 축으로 한 교회의 법륜입니다.

용어 설명  ::

초자연학 Meta-natural study ::

초자연학은 초자연적 원인의 물리적 간섭(Physical Interferences of Meta-natural Causes)과 관련한 모든 연구를 총칭하는 학문으로, 이때 초자연적 원인이란 초능력, 초능력자, 초자연체 등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설명할 수 없으나 실질적인 물리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존재를 가리킵니다. 어떻게 하여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초능력자가 존재할 수 있는지는 현재에도 연구 중에 있으나, 확실한 것은 인류는 그 태동부터 초자연현상과 함께 하였으며 발전 과정에서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초능력자/초인 Meta-human ::

초능력을 부릴 수 있는 사람들을 흔히 ‘초능력자’, 혹은 '초인'이라고 칭합니다(어떤 표현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들은 고대부터 존재해왔으며, 인류의 고대사에 남아있는 기적, 신의 권능과 이를 이어받는 메시아의 이야기 등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초능력자들은 한때는 숭배의 대상이기도 했으나, 이후에는 긴 핍박과 차별의 역사를 거쳐왔습니다. 인류 사회의 기반이 마법과 주술에서 과학과 기술로 넘어온 이후 초능력자들의 신격 또한 힘을 잃었고, 국가의 제도에 의해서던 대중의 배척에 의해서이던 사회의 바닥, 테두리로 점차 밀려나, 심지어는 실험실 쥐의 신세로 전락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2020년대에 이르러 공식적으로 초능력자를 핍박하는 국가는 얼마 남아있지 않으나, 대부분이 비능력자로 구성된 대중의 시선 속에서 초능력자들은 여전히 동떨어진 존재들입니다.

초능력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단순 향상된 신체 능력이 드러나는 정도에서 경이에 가까운 물리적 간섭 현상을 일으키는 경우까지 초능력 간 격차도 큽니다. 다만, 정신계 초능력자(텔레페스, 사이코메트리, 마인드리더 등)의 경우 학계에서 멸종위기를 선언할 만큼 그 인구수가 매우 희박하며, 타인의 능력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능력은 보고된 바 없습니다. 초능력에 필요한 에너지는 모두 초능력자의 신체 내에서 생성되며, 이는 초자연 ATP(혹은 M-ATP)라는 형태로 저장되었다가 필요 시 분해되어 초능력을 일으키는 동력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인체 또한 일정량의 칼로리를 소모하기 때문에, 초능력 사용량에 따라 개인의 식사량이 변동하는 현상이 함께 관측됩니다. 정확히 초능력이 발현되는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개인의 성장에 따라 비능력자에게서 초능력이 발현하거나 제 2, 제 3의 초능력을 발현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히어로 ::

대중적으로 히어로란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처음 슈퍼 히어로라는 직업군(당시 이를 직업군이라고 칭할 수 있었는지는 모호하나)이 등장할 당시에는 철저하게 자원봉사적인 성격을 가졌기에 생계 유지, 개인 홍보 등은 히어로 개인의 재력과 사회적 영향력에 전적으로 의지하였으나, 현재의 슈퍼 히어로는 특정 기업, 조직이나 국가 등 하나의 단체에 계약 관계로 소속되어 사대 보험이나 활동 지원금을 보장 받는 등 사회적 안전망이 형성된 상태입니다. 이는 보다 많은 히어로들이 더욱 안정적으로 치안 유지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효과를 불러왔으나, 슈퍼 히어로라는 개념이 기업 활동에 종속되는 부작용 또한 나타났습니다. 현대의 히어로는 전체 활동 인구의 70% 가량이 가입된 소속사가 있으며, 소속사는 히어로에게 경제적/사회적 지원을 제공하는 댓가로 그들의 활동을 촬영/중계할 권리를 얻습니다. 이렇게 촬영된 히어로의 활동 영상은 각종 스트리밍/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대중들에게 전달되어 최종적으로 소속사의 이윤으로 돌아옵니다. 나머지 30%의 인구 또한 대부분은 아직 소속사에 가입하지 못했거나 갖가지 이유로 계약이 해지된 중간 지점에 위치하며, 극히 일부만이 단 한번도 소속사에 가입하는 일 없이 독립 활동을 유지합니다. 이 경우 '프로' 히어로 활동자들에 비해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이요, 히어로 개인 정보 보호나 사회적 안정망 서비스 또한 제공 받기 어렵기 때문에 생활고 혹은 보복 범죄 등으로 활동을 중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드시 초능력자만이 히어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히어로 활동 인구 중에는 초능력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실제로도 초능력 인구에게 기업 소속 히어로 활동이란 매우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직업군입니다. 다만 이는 초능력이 있다는 점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이점이라기 보다는, 초능력자가 마주하는 각종 불이익/불평등에서 ‘표면상’ 자유로운 직군이 슈퍼 히어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성공한 슈퍼 히어로가 대중의 열망과 동경, 그리고 명성을 얻는 존재임도 사실이며, 이에 따라 초능력 보유 여부에 따른 차별이 있지 않느냐는 주장 또한 제기되나, 그 과정에서 탈락하는 초인 인구에 대한 논의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극히 일부이지만, 일부 히어로들은 이러한 사회에 대한 염증으로 반대 성향으로 돌아서기도 합니다.

빌런 ::

빌런은 인물 개인의 인격적 결함부터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반감 축적까지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 범죄자들입니다. 전통적인 분류로 빌런/슈퍼 빌런이라 함은 방식과는 무관하게 막대한 사회적 위협을 발생시킨 인물을 지칭하였습니다. 때문에 초창기 히어로 활동이 시작되던 당시 빌런은 악행을 저지르는 악당의 의미만을 가졌으나, 히어로 간 유대 위주의 공동체를 바탕으로한 2세대 히어로의 활동이 시작되던 시기에 처음으로 ‘히어로의 대적자’로써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소속사 주도와 함께 인터넷으로 히어로 활동이 보급된 3세대에 이르러서는 슈퍼 히어로의 주적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완전하게 정착합니다. 빌런이 지정되는 방식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였는데, 2세대 활동기까지는 슈퍼 히어로 공동체의 내부 토의를 따라 자의적으로 빌런을 지정하였던 반면 3세대의 빌런은 국제 슈퍼 히어로 활동 협의회에서 제시하는 분류 기준과 소속사 자체적인 심의를 거쳐 지정되고 있습니다. 현대의 빌런은 히어로 만큼이나 미디어의 주목을 크게 받기 때문에, 빌런으로 지정된다는 것은 전세계적인 지명 수배가 내려지는 것과 같아 무고한 이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빌런 지정 기준의 엄격한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런의 지정 기준, 나아가 빌런이라는 분류의 존재 자체는 지속적인 논란에 있습니다. 반인륜적 악행이 없음에도 실질적인 재산 피해를 야기한다면 빌런 등재 기준을 만족하기 때문에, 반체제적 인물 혹은 단체를 빌런으로 지정하고 제재하는 행위를 제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빌런 지정 방식의 맹점은 반체제적 성향이 점차 강해지는 대중집단 사이에서 빌런 폐지론이 뿌리내리는 이유이며, 최근 인터넷 등지에 팬을 자청하여 빌런을 우상화하는 집단이 등장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빌런의 존재가 범죄의 사회적 위험성을 희석할 뿐만 아니라 이를 캐릭터/상품화하여 도리어 대중의 범법 행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어느쪽이 되었건, 히어로 산업에 빌런의 존재가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슈퍼 히어로 활동의 핵심 컨텐츠는 결국 빌런의 소탕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극성이며, 대적자가 없는 슈퍼 히어로는 궁극적으로 그 매력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초인 범죄자라 하여 반드시 빌런으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나, 빌런 인구와 초인 범죄자의 통계는 분명한 상관 관계를 드러냅니다. 대중적으로는 이미 초능력자가 반사회적 행위를 벌일 확률이 더 높다는 고정관념이 정착되었으며 범죄의 경중과는 무관하게 초능력자라면 우선 빌런 심의가 시작되는 경우 또한 파다합니다. 각국 정부는 초인 인구의 사회적 반항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으나 빌런 인구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현황으로, 이는 어쩌면 누군가 빌런의 지속적인 ‘공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제 ::

사제는 교회의 각종 단체들에서 전문적인 역할을 맡아 수행하고 있는 신도들을 총칭하는 용어로, 이들의 존재는 교회의 초능력자들을 교회 외부의 초인사회와 차별화합니다. 사제를 지망하는 신도들은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후 사제 학교에 입학하여 4년간 입단하려는 교단의 필수 과목들을 공부합니다. 졸업 요건을 만족한 예비 사제들은 마지막으로 대주교가 직접 선사하는 ‘세례’를 받게 되며, 이 순간부터 졸업생들은 교단의 사제가 되어 각자의 직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때 정화, 혹은 수호 교단으로 배치되는 ‘전투 사제’의 경우 세례는 무엇보다 중요한 의식이 되는데, 이는 전투 사제의 세례가 대상자에게 ‘교회의 빛’이라 불리는 초능력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체계적인 초능력의 부여라는 현상은 다른 세력들에겐 없는 독보적인 능력으로, 신과 같았다고 평가 받는 제국의 '황제' 마저 이러한 권능을 실현한 적은 없었습니다. 덕분에 교회 내에서 선천적인 초능력은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재능'으로 여겨지지 않으며, 전투 사제를 제외한 사제 지망생들의 전공 선택 역시 초능력의 유무로부터 자유로운 편입니다. 몇 가지 외부 요인으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불균형을 감안하면, 교단의 초인-비초인 구성 비율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교회의 체계 아래에서 히어로와 빌런 같은 개념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저 교회와 함께 하는가, 그렇지 않는가를 기준으로 '신자'와 '우민'을 구분할 뿐입니다. 하지만 초능력을 능동적으로 부여할 수 있는 특권은, 역으로 선천적으로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차별하는 모순적인 사회 구조 또한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비초인을 멸시함은 물론이요, 선천적인 초인에게 지위를 부여하며 이들과 동등해지기 위해서 교회에게 무한하게 헌신해야 한다는 그들의 교리는 교단의 지배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회의 검은 이면입니다. 교회는 모두가 초능력을 가진 동등한 사회를 꿈꾼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런 이상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초자연체 ::

초자연체는 초자연 현상 매개체 중 사람이 아닌 모든 대상을 가리킵니다. 불가사의한 현상을 일으키는 자연물부터, 초능력을 가진 동물이나, 현재까지 알려진 자연 현상을 초월하는 기이한 생물 등 초자연체의 범주는 매우 광범위합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인간의 상식으로 분석하지 못했을 뿐 초자연현상과 함께 존재해 온 객체들이며, 인류 문명과 이들의 접촉은 세계 불가사의나 크립티드 이야기 같은 신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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