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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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변절자들 말이오?" A는 이때쯤 신뢰와 충성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오래도록 쌓아온 긴 역사와 살 아래에서 혈관이 흐르듯 자명하게 이루어진 그 계보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문. 가문이란 무엇인가? 이름의 모임, 같은 피와 살을 공유하는 이들의 집단의식, 혹은 상징. 그 중에서 A의 가문 사람들은 기묘하게도 타고나기를 반항아로 났다. 어느
남자는 원칙주의자다.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났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잘 모르겠다. 어릴 적은 이미 까마득하고 잔잔한 추억에 매달려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도 지난했으므로. 인생 앞에서 사람들은 여러 부류로 나뉜다. 대개는 ‘이 거지 같은 인생!’ 하고 한탄하며 주저앉는다. 몇몇은 이 악물고 아득바득 살아가려고 하는데, 그러다가 지치면 결국 울거나 한다
“제가 싫으세요?” 강의 시선이 흠칫 떨린다. 마주 앉은 채 롱블랙 커피에 플랫 화이트를 마시고 있던 그들의 사이에서 흐르기에 좋은 대화는 아니었다. 카페의 음악은 조용했고, 피크 타임을 지나 사람은 적었으며, 아주 가끔 근처 사무실의 불쌍한 직장인들이 커피를 사러 들리기는 했지만 대개는 그저 Take-away였다. 그러니까 대개, 이 시간의 카페에 마주
시드니. 호주의 미항 도시. 최저시급이 높은 대신 시티(city, 여기서는 시골이 아닌 도시를 의미)의 물가 또한 언제나 고점을 찍고 있다. 렌트비는 매주 빠져나가질 않나 집을 볼 때도 한 달 치 금액을 미리 내야 하고. 심지어는 그 좁은 집의 구역을 나누고 나눠 열 명 넘는 유학생들을 수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인 워홀러들 사이에서 이런 곳은
여기에서도 아름다운 발렌시아 항구가 충분히 내려다 보였다. 수많은 범선들이 돛을 감아 올린 채 먼 바다로 나아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우리의 배, 레이디 맥베드 호 또한 저들 중 하나이리라. 백짓장같은 얼굴로 그가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았다. 이제 그는 다시 항해할 수 없으리라. 이곳의 모두가 알고 있었다. 나의 선장, 우리의 선장은 이 긴 모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