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X900
#0. 코너가 증인석에 올라섰다. 입을 열자, 흡사 기계처럼 또박또박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저는 피해자가 실종된 날인 11월 16일, 17시 36분에 피고의 집에서 울리는 총성을 들었습니다. 잠시 뒤 피고가 마당으로 나왔고, 손에 총을 쥐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앞서 살해당한 피해자들의 몸에 남은 탄흔과 정확히 똑같은 41 매그넘을 장착한 총을요.
#35. 동거 아이는 등을 한껏 굽히고 골목을 내달렸다. 결 좋은 짙은 갈색 머리가 바람에 흩날리고, 골목 사이로 들어오는 태양광에 반사되며 순식간에 초콜릿 빛으로 물들었다. 아이는 왼팔을 옆으로 뻗고 다른 쪽 팔은 땅으로 향한 채로, 입으로 바람 소리를 내며 세차게 뛰어갔다. 오른손에 쥔 장난감 탱크의 바퀴가 거친 아스팔트 도로 위를 빠르게 굴러가며 드
#34. 계약 정적만이 가득 찬 집안에서, 유일한 소음이라곤 세탁실 너머로 들리는 세탁기의 덜컹댐뿐이었다. 둘은 한참을 대화 없이 앉아 있었다. 노먼은 노먼대로 마음이 몹시 심란했고, 코너는 코너대로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는 인간이 자신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도 모르고 그저 발가락을 꼼질대며, 러그의 감촉은 보기보다 간지럽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노
#33. 망향 무언가 펑 터지는 소리에 노먼은 잠에서 깨어났다. 그러나 눈을 뜨는 대신, 가만히 누워 전자렌지 속 팝콘이 연달아 튀겨지는 듯한 소음을 그냥 듣고만 있었다. 여전히 몸은 무거웠고 피로는 조금도 가시지 않았다. 노먼은 옆으로 돌아누워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쓰며 다시 잠들려 애썼다. 그러나 이미 잠은 저 멀리 달아나 버렸고, 그는 결국 앓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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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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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Col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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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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