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서
“너 거기서 뭐 해?” 현관문을 열고 나오던 정여단이 눈살을 찌푸렸다. 웬 이상한 여우 가면이 집 앞에 서 있었다. 좀 허접하더라도 얼굴을 죄다 가리고 있었지만 알아볼 수 있었던 건, 쓰고 있는 남자의 체형이 너무 익숙했기 때문이다. 고우나 미우나 알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숨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걸 괴상한 가면 하나 뒤집어 썼다고 해도 모를 리가 없다
1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은, 단지 네가 보고 싶기 때문에. 2 달빛이 서늘하게 쏟아지고 있었다. 직전까지도 들렸던 이름을 생각한다. 그의 이름을 부르던 간절한 목소리를 떠올린다. 아, 우는 것만큼은 정말 보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또 내가 너를 또 울리나.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도 같다. 느릿느릿한 상념들이 이어졌다. 언젠가 가게에서 만나고, 식사를 대접하
"결혼해 주세요!" 결혼해 주세요! 결혼해 주세요! 결혼해 주세요!……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저택을 울렸다. 복도에 전시된 도자기를 닦고 있던 카렌이 화들짝 놀란 얼굴로 돌아보다가 도자기를 깨뜨렸다. 꺅 하는 작은 비명소리에 이어, 열심히 할 일 하려는 하녀를 놀려먹던 고매하신 집 주인님께서도 흥미롭다는 듯 목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스페이스에 업로드된 컬렉션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