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서흠
들어가고싶다 모두가 회색의 가면을 쓰고 숯검댕이 얼굴을 가린 이곳보다는 명암의 경계가 선명하고 회색의 안개가 내 시야를 가리지 않는 순백과 순흑이 회백을 빙자하고 펜타닐 안개가 내 머리를 어지럽히고 눈앞이 팽그르르르 돌고 온몸이 비틀비틀 멈칫하고 검정인지 하양인지도 모를 모두가 회색의 가면을 쓰고 숯검댕이 얼굴을 가린 이곳보다는 차라리 정직하게 나 하
나는 정체된 인간입니다. 정체되고 게으르고 안일한 그저 길가에 우뚝 멈춰선 정체된 인간일 뿐인데 바람은 나를 두고 무척이나 진취적으로, 진보적으로, 뒤를 향해 나아가 마치 내가 앞을 향하는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뒤를 향해 걷는 사람들이 나를 지나칩니다 나는 정체되고 한없이 고여있기만 한데 다른 이들은 내가 한참이나 앞선 것처럼 생각합니다 세상에 속아
나를 들여다보며 세수를 한다 거울에는 여러 개의 뒤집힌 내 얼굴이 나를 들여다본다 오늘도 잘 대처했나, 틀려먹은 말은 없었나, 나는 오늘도 좋은 사람이었던가. 나 하나가 거울 속을 빤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내가 나를 되바라본다. 고개를 숙여 세면대에 얼굴을 처박는다 물고기가 된 듯이, 거울 속으로 들어가려는듯이 수면에 파동이 인다 나는 다시 찬물로 세
더 나은 인생을 위해 스스로를 죽여야한다 나는 나를 죽여야만 한다! 죽어죽어죽어죽어 죽자죽자죽자죽자 나의 신념과 나의 행동이 불일치하는 이 모순된 세계 나는 스스로의 더 나은 인생을 위해 이 세계를 깨부수어야만 한다! 죽어라 죽어라 그릇된 것을 사랑하고 안일하고 멍청한 사념만을 좇는 나따위는 그냥 콱 죽어버려라. 저 뜨는 태양이 싫은 주제에 그를 찬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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