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샤압
심 청. 언제나 희고 파란 바다를 동경하며 땅에 발을 딛고 살 수밖에 없음을 한탄한다. 인간은 아가미 없이 태어나 아무리 물과 가깝게 지낸다고 하여도 결코 그 안에서 숨쉬고 살아남을 수가 없어서. 육지로 올라가 자신과 다른 종의 것들과 살아야 한다. 한 번 해볼까.
하얀 것과 푸른 것 사이를 뒹굴다보면 결국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알지 못하게 된다. 그 불확실함, 이도저도 아닌 애매함 속에서 정의되지 않는 상태를 익숙하게 여기면, 무엇 하나 확실히 할 수 없다. 그럴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자신을 포함해서 누구도 깨트리지 않는 평화는 철저한 무시에서 비롯된다. 세상에 대한 무지, 나에 대한 무관심. 그
헌터로 대표되는 이능력자들은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주곤 한다. 생물이라면 감히 따라하기도 힘들 것을 자신과 같은 인간의 몸으로 행하는 사람. 마치 삶을 게임처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태창이라는 이적. 버퍼는 시몬, 탱커는 일리온, 딜러는 아베론이라는 이름으로 우회되었지만, 결국 편의를 위해 붙인 이름은 또다른 게임적 용어와 다를 바가 없었다. 현실에 등
다시 시작한다. 소낙비와 같은 카메라 셔터음을 조용히 스쳐지나갔다. 세상에 남은 최후의 던전이 정말로 사라진 겁니까? 돌아온 인원은 이것이 전부입니까? 안에 어떤 마물이 있었습니까? 마지막 보상이……. 미리 답지를 보고 들어온 시험장 같았다. 그게 아니면 재시험이라고 할까. 무수한 질문은 한 차례 지나갔던 과거와 똑 닮아서 대답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PTSD 증세 묘사, 불안감, 피에 대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다에서 태어난 사람은 평생 떠나온 바다를 그리워한다고 하던데, 누가 했던 말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 말에 어느정도는 동의한다. 파도에 휩쓸리듯 살면서도 자리는 옮기지 않는 부표처럼 수면 위에 얼굴을 내밀고 사는 것은, 내가 그 겨울 바다를 바라보며 태어났기 때문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