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yony
“드디어 돌아왔군.” 바리 던전에서 나오니 깜깜한 밤이었다. 시간을 셈했지만 감각이 엉망이라 지금이 낮을 기다리는 새벽인지, 밤이 막 시작된 건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반호르는 평소의 망치질 소리도, 노가 작동하며 내뿜는 빛도 없이 평온하고 적막했다. 우리는 그 고요함을 벗삼아 말 없이 걸었다. 등에 매인 마우러스의 시체는 갈수록 무거
“오…. 이게 누구야. 모리안 여신이로군.” “제 모습을 빌어서 거짓된 행동으로 인간의 세상을 교란시킨 것... 복수의 여신으로 그 댓가를 요구합니다.” 키홀과 모리안이 대치했다. 까만 날개를 단 흰 여신과 흰 날개를 가진 까만 속내의 신. 그 대비되는 색은 두 신의 갈등을 그대로 드러낸 듯 강렬했다. 그동안 나는 쓰러진 마우러스를 살폈다. 뛰지
“따라 가볼까?” 들어온 길을 되짚어 나가는 동안 계속 뒤를 돌아보는 나에게 블래시가 물었다. 하지만 선뜻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마우러스의 다짐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보다도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르나의 상황보다 더 나은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가늠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금 전에 본 검은 갑옷의 마족…, 글라스 기브넨만 산이 아니었
그제야 나는 실수했음을 깨닫고 침묵했다. 죽어도 된다, 라는 안일함은 같은 밀레시안인 이들에게 무례였다. 내게 해당되는 말이면, 당연히 이들에게도 해당되기 때문에. 시드스넷타에서 마지막으로 타르라크를 보고 돌아오는 길. 분명 그때까지만 해도 난 인간의 죽음에 대해 가벼이 여길 수 없다 생각했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은 내 목숨을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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