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쌉소리스트
상피님이 착해서 저한테 커미션 넣어주는 관계에요
주민하가 서재담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이 사람이 자신과 동류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감정의 온도가 낮다는 점이 아니다. 서재담은 자신과 이해관계가 맞으며 앞으로 내연녀니 섹스파트너니 하는 문제로 귀찮은 사정이 생기지 않을 사람이다. 이건 중요했다. 주민하의 목표는 세계적인 천문학자이다. 그렇다면 평생을 함께 한다는 가정하에서 남편은 사랑이나 연
조명이 켜진 방 안에서 햄릿을 익숙하게 관중을 향해 인사해보였다. 관객은 오직 한 명, 그의 대본가이다. 햄릿은 대본을 들고 읽으며 그에 따른 몸짓을 천천히 해내었다. 단테는 그 모습을 느슨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따금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는 그의 모습은 꼭 심사를 하는 사람보다는 관음을 즐기는 사람 같았다. 햄릿은 제 연기가 깨지는 걸 싫어하는 그를 잘
최종장 오필리아가 물결을 따라 흘러간다. 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반짝이는 강물 위에 익사한 여인, 허나 그 모습 또한 익사체답지 않게 우아하며 고매하다. 햄릿: (강물을 따라 오필리아가 사라지고 난 이후, 한참 동안 앉아있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서글픈 낯으로 소리친다.) 있느냐, 없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웅장하게 울리던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별안
그가 있었고 내가 있었다. 그리고 태초의 그에게는 그녀가 있었는데, 이 사실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그가 그녀를 포기하고 나를 봤다는 것이다. 그는 나에게 그녀를 심었다. 보통은 씨앗을 심고 나무를 키운다면, 그는 내게 나무를 심어 씨앗으로 키우고자 했다. 가끔 나는 손과 발이 나무가 되는 꿈을 꾼다. 목각인형은 당연하게도 움직이지 못한다. 그러면 그
묻겠소. 혹시 최근 유행하는 소문에 대해 알고 있소? 글쎄, 피리를 부는 묘령의 사나이가 집집마다 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진다더군. 그 사내의 얼굴을 아는 사람도 없고 이름을 아는 사람조차 없다하오.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가버렸으니 말이니, 당연한 일이지! 아,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유행하는 소문도 아니라니! 이것 참. 곤란하게 되었군. 나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