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무언가 마찰하는 소리가 연신 들린다. ……. 안녕. …안녕하세요. ……. 오늘도 그림 그리고 있구나. …네. 십자가를 그리고 있어요. …십자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 …신부님. 뭐해요? ……. 응? 어제처럼 인터뷰하는 거야. …아뇨. 뒤에 있는 신부님 주머니에. 그거 뭐예요? ……. 난 모르겠는데. …그거 녹음기 맞죠. 한동안
※천주교적 소재를 담고 있습니다. 민감한 종교적 소재에 유의에 주세요. 또한 고증을 거치지 않은 부분이 다소 존재합니다. 창공에 찬란한 빛이 가득한 녹음의 계절이었다. 바다가 있는 아름다운 마을. 지방에 있는 한가한 교구. 작고 고풍스러운 성당. 뒷마당에는 검은 사제복들이 햇볕에 걸려 펄럭였다. 에델바이스는 이 자그만 성당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그
“너 생각이 많아 보이네. 생각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네?” “너 생각할 때 시선이 아래로 향하는 것쯤은 알고 있거든?” “역시 작가라 그런지 관찰력이 좋네요.” “감탄할 때가 아닐 텐데. 어쨌든 그냥 퇴사해.” “퇴, 퇴사는 그렇게 쉽게 말할 게 아니라니까요?!” 비올라는 아무것도 안 들린다는 듯이 귀를 후비적거렸다. 에델바이스는 힘 빠지
비올라는 에델바이스가 들고 있던 무언가를 도로 가져갔다. 그고는 그의 손목을 잡고 어디론가 향했다. 에델바이스가 그를 불러보았지만, 비올라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비올라가 향한 곳은 어느 낡은 아파트였다. 그곳에 들어가고 나서야 손을 놓아준다. 비올라는 가죽장갑을 벗어 신발장 위에 위태롭게 올려두었다. 신발장에는 신발 대신 잡동사니가 놓여 있었고,
살인에 대한 간접적인 묘사, 비도덕적인 행동에 대한 서술이 있습니다. 잡지사의 에디터. 글 쓰는 사람에겐 적당한 벌이에 꽤 안정적인 직장이다. 잡지사는 광고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광고를 얼마나 잘 따내느냐, 얼마나 화제성 있는 기사를 쓰느냐. 그것이 곧 실적이다. 여러 직군의 사람들과 부딪혀 가며 일해야 하고 날마다 원고와 씨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