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도리 와스케의 마지막은 적적했다. 화장터로 옮겨진 이타도리 와스케의 몸은 염을 하고 수의로 갈아입힌 뒤, 그의 몸에 딱 맞는 나무 관에 가지런히 눕혀졌다. 쭈글쭈글하게 늙은 남자는, 산 사람의 온기가 떠났음에도, 마치 깊은 잠에 든 것 처럼 보였다. 유지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부르면 시끄럽다며 몸을 돌릴 것만 같았
유지는 고죠로부터 오컬트 동아리 선배 둘은 무사하다는 내용을 전달 받았다. 주령에게 머리가 씹혀 직접적인 상해를 입은 이구치의 경우, 주술고전 소속의 주술사들이 다녀가 주령이 남긴 저주를 해주하고 돌아갔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다만, 특급 주물을 노리며 모여든 거라 두 사람을 습격한 주령들 중에 위험한 녀석들도 몇몇 있었는
발아래에서 첨벙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래를 보니 붉은 액체가 발목 높이까지 고여 있었다. 피라고 하기에는 아무 온도도 느껴지지 않았고 냄새도 없었다. 어딘가 기시감이 있는 풍경에 언제 어디서 이런 풍경을 보았을까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생각하면서 서 있었더니 옆에서 특이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케힛. 꽤나 침착한 모습이구나.” 장신의 나나미보다 머
컴퓨터 모니터와 한참 눈씨름을 하며 서류를 작성하던 나나미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손으로 눈을 문질렀다. 시부야 사변 이후 나나미는 사후처리와 사멸회유 대책에 시달리고 있었다. 1급 주술사로 시부야 사변에 참가했던 생존자에 무엇보다도 규정 측이라고 판단된 바람에 총감부에서 나나미를 책임자 삼아 일을 맡겨버린 탓이었다. 쏟아지는 업무에 며칠째 밤을 새고 있었
스쿠나는 나나미의 잔예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 사고의 한쪽은 침착하게 나나미가 말했던 이름들을 떠올리려 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어차피 저항하면 죽이는 건 문제 없으니 일단 인간은 전부 살려내면 되겠지. 단순한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자니 그의 뺨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스쿠나.” 이타도리의 목소리에 스쿠나는 대답 대신 혀를 찼다.
나나미 씨가 마음에 든 스쿠나가 나나미 씨의 부상을 보고 시부야 사변에 개입하는 이야기 모두를 어떻게든 살려내고 행복하게 하고 싶어서 스쿠나의 힘을 빌려 원작개변하는 이야기 캐릭터 붕괴 주의 현재는 아직 스쿠나 > 나나미입니다. 이후에 스쿠나나 / 스쿠히구가 될 예정입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스쿠나.” 특급주령과 싸우고 후시구로를 치료
- 약 10일 소요 / 12,811자 / 전문 공개 샘플 - 주술회전 드림: 여캐 Y(성씨 K), 남캐 료멘 스쿠나 - 신청사항: 1만 자, 오마카세, [ 뱀파이어 스쿠나 X 인간 Y(성씨 K) ] - 주의사항: 유혈, 사망 요소 혈통 계승 : 흡혈귀 스쿠나 X 인간 Y 머나먼 옛날, 한 인간의 배에서 괴물이 태어났다. 팔 넷에 눈
고죠 사토루가 주술고전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자료 조사였다. 나라 시대부터 헤이안 시대까지의 문헌들에서 ‘료멘스쿠나’에 대한 기록을 확인하는 거였다. 제일 먼저 주술고전에서 보호하고 있었던 고서들부터 고죠 가문에서 보관하고 있는 서적들까지 빠르게 모을 수 있는 자료들부터 최대한 끌어모았다. 그리고 그중 주술고전의
유달리 더운 날이었다. 아스팔트가 달궈지고 표면에 아지랑이가 필 만큼 더웠다. 밀짚모자로 보호하고 있는 정수리가 조금씩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슈퍼에서 막 구매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시내를 걷고 있었다. 살인적인 더위였기에 인도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뚝, 뚝, 아이스크림이 열기에 녹아 한 방울씩 떨어졌다. 숨 막히는
바람이 불었다. 초여름의 밤바람은 제법 시원했다. 바람에 날리는 검은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넘기며 미소를 지었다. 검은 원피스의 치맛자락도 바람을 타고 흔들렸다. 사찰은 고요했다. 한 밤 중이었으니 고요한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고양이의 울음소리, 스님의 불경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TV소리 등 생명력과 생활감을 느끼게
”고죠 선생님!“ ”엉망진창 당했네, 메구미! 기념 촬영~“ 찰칵, 찰칵. 핸드폰으로 메구미를 여러 각도로 찍는 인물, 고죠 사토루를 보던 유지는 그제야 메구미의 이마를 적신 피를 발견했다. 흘린 피의 양만 봐도 상처가 얼마나 클지 짐작되었다. 아까 전 손가락을 노렸던 거대한 괴물-주령에게 당한 상처인게 분명했다. 그
“상자?” 낡은 나무상자를 줍는다. 손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상자를 살핀다. 뚜껑 위에 붙어있는 종이는 낡다 못해 부분부분 찢어졌고, 글자는 색이 바래 뭐라고 적혀있는지 알 수 없었다. 종이 뿐만 아니라 상자의 겉표면에도 세월이 까맣게 내려앉았다. 한눈에 봐도 오래되어 보이는 상자라 이타도리 유지는 상자를 쓰레기통에 버
사랑은 하찮다. 그렇게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하늘만큼 드높은 이상, 저주보다도 지독한 원한, 우물 안 개구리의 좁은 식견, 세상물정 모르는 금지옥엽의 오만함, 그 외의 진위를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유로 덤비는 녀석들은 지천으로 널리고 널렸다. 심장이 뛰던 몸은 순식간에 고기로 도륙되어 산처럼 쌓이게 될 지라도 덤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