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곁에 있을 거라는 악셀 케브란사는 이런 일이 다시 생기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 사람은 언제나 비슷한 일만 겪고 산다고 하지 않던가. 눈 앞에 있는 사람이 쓰러지는 순간 체감하는, 아주 익숙한 무력감. 발꿈치 안쪽의 움푹한 곳을 타고 올라오는 소름이라고 해야 했던가. 정확한 단어를 떠올려내질 못한다. 목이 일순 찢어지는 듯한
사랑이라는 것을 분류하기 시작한 것은 개인을 향한 독점과 소유의 형태가 명확해지기 시작한 시대부터였던가. 네로 커티스는 폴리아모리와 법적 파트너, 사회적 후원제도라는 것이 등장하다 못해 보편화된 시대에서 길러진 한부모 가정의 입양 자녀였기에 ‘평범한’ 형태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다. 고로 분류할 필요가 없다. 혓덩이로 타인과 교류하는 것에 있어 미끌거리
구화산 청문, 청명 연령반전 if ** 청문은 마치 시간이 느려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의 목을 향해 똑바로 날아드는 검이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움직인다. 빛나는 검면에 반사되는 하얀 달빛마저도 모조리 눈에 담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피할 수는 없었다. 청문의 몸은 그보다도 더욱 느리게, 마치 멈춰있는 것처럼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