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보다 가벼운 그 몸을 들어, 침대 위에 눕혔다. 형님은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순순히 매트리스에 파묻혀 주었다. 그 흰, 울긋불긋한 문신이 어깨 밑까지 내려온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빨아들였다. 은은한 살냄새와 향수, 그리고 쌉싸름한 담배 냄새가 비강 가득 퍼졌다. 시마노의 광견은 북슬북슬한 머리를 끌어안고 낮게 웃었다. 큭큭큭, 흉통을 울리는 웃음소리
후스마를 열자, 익숙한 장소가 나타났다. 해바라기의 식당. 환한 불빛 아래 커다란 식탁이 있고, 벽에는 원생들의 그림이 아기자기하게 붙어있다. 저 편에 있는 식당에서는 아스라이, 식기가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발을 내딛자 마른 나무장판이 삐걱인다. 슬리퍼를 신는 것이 좋다. 튀어나온 나뭇조각이 발에 박히는 것이 싫다면. 지금도 신고
달칵, 거실에 불이 들어왔다. "실례하겠습니데이~" 양복 상의를 벗어들고, 한 손에 하얀 상자를 든 마지마가 들어섰다. 홀로 지내는 LDK의 작은 거실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그것을 보고 마지마는 작게 한숨을 푹 쉬었다. 빈 맥주캔과 안주 봉다리가 없는 걸 봐서, 최근에는 거의 집에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며칠 전에 자신이 치워놓고 간 모습 그대로
지옥같은 카무로에도 천국으로 향하는 계단은 있다. 향하는, 이라고 했다. 갈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마을에서 가장 천국과 가까운 곳은 틀림없다. 극장가의 카무로 시어터 빌딩은, 이름이야말로 아무런 개성도 없어 보이지만, 여타 카무로의 건물들과 다른 특징을 하나 가지고 있다. 공중정원이다. 가운데에 작지만 화려한 분수가 있는 적당한 넓이의
멀뚱. 숟가락을 문 사에지마와 멸치조림을 깨작이고 있던 마지마, 두 사람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이고를 바라보았다. "뭐꼬, 니. 갑자기" "뭐 잘몬묵고 중2병이 도진기가" 두 어르신의 타박에, 다이고의 볼이 마치 입고 있는 잠옷의 곰돌이 무늬처럼 퉁퉁 부었다. 세 사람은 주말 아침, 은신처에서 식은 보존식을 먹는 중이었다. 안 깎은 수염이 거슬거슬하게
"저거, 에도 아이고?" "어디" "쩌어거. 에도성 맞나? 가봤담서, 하지메야는" "성까지는 가본 적 없어. 게다가 저렇게 작아서는, 모르지" "호옹, 그르나" "그래" "그르나..." 사이토와 오키타는 언덕 꼭대기에 나란히 선 채 잠시, 말이 없었다. 저 너머, 아득하게 멀리 보이는 작은 도시. 그야 가까이 다가가면 대도시의 면모가 비로소 드러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