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사 K씨는 분명 친절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 기질이 어디 안 가는지 자식을 거쳐 손자까지 닿으니 케시의 무뚝뚝한 성격은 선천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죽기 직전까지 제 업을 포기하지 않고 아침만 되면 앉은뱅이 나무 탁자 앞에 앉아 붉은 글씨로 부적을 써 내려갔다. 케시는 그가 흙으로 돌아가기 전의 말을 떠올렸다. 내 죽거든 남은 부적은 모조리 태우고,
고요한 아침, 에이트는 부드러운 베개에서 머리를 떼어 낸다. 반쯤 떠진 눈으로 시계를 바라보며 침대에 고정되어 있다가 머리를 왼오로 몇 번 흔들곤 일어서서 기지개를 켠다. 끄응... 이리저리 뻣뻣한 몸을 움직이다 빨간색 점과 잇자국으로 점철된 피부를 확인하고 저를 이렇게 만든 원인을 쳐다본다. 그는 아직 세상 두려울 거 없이 달콤한 잠에 빠져있다. 에이트는
쨍한 하늘 탓에 눈 뜨기가 힘들다. 케시는 숙였던 허리를 쭉 펴 잠깐의 기지개를 하였다. 저와 똑같이 방울토마토를 따던 올리빈의 밀짚모자가 눈에 들어왔다. 연고없이 그저 저를 따라 구석진 시골에 온 것도 모자라 고된 과수원 일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케시는 늘 미안함을 느꼈다. 올리빈은 자신이 힘이 세니 분명 도움이 될거라며 웃었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