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에도가와 란포의 손목에 글씨가 생겼다. 란포는 제 하얀 손목 안쪽에 쓰여진 글씨를 한참이나 쳐다봤다. 보면서 생각했다. 이거 파내면 어떻게 되지? 그리고 파낸다고 하면 얼마나 깊이 해야 하지? 오늘 미술 시간에 썼던 조각칼이 아직 란도셀에 있단 걸 기억해낸 란포는 혼자서 불법 시술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아, 그전에 칼날 소독해야지. 감염되면
어젯밤 일이었다. 공원을 지나다 시체를 봤다. 몇 주 전부터 정신 나간 것처럼 불빛이 깜빡이는 가로등이 있던 공원이었다. 과거형인 이유는 그 땐 가로등 불빛이 깜빡이지 않아서. 공원 시설 관리 인력이 드디어 일을 했는지 어제따라 유난히 하얗던 조명이 푸석하게 흩어진 머리카락을 한가득 비췄다. 어색하게 누워 있었다. 분명 스스로 눕지는 않았을 자세로. 그 아
생각해보자, 요코하마에 처음 왔는데 세계 최고의 명탐정을 만날 확률은? 아니, 그 탐정이 요코하마에 살고 있다는 건 알았다. 그렇지만 정말로 만날 확률은? 아니, 아니! 탐정사에 갈 생각이긴 했다. 얼굴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온 거니까. 요코하마라는 성지에 성지순례 느낌으로 온건데 그 성지에 성인이 살아있다고 생각해봐라. 그럼 만나고 싶겠지? 까놓고 말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