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야외 데이트는 8할이 캔슬이다. 체감 온도 40도. 실제 기온도 35도 안팎을 심심찮게 넘나든다. 집은 천장이 높아 쉽사리 열이 가시지 않는다. 24시간 내내 에어컨을 틀어도 실내 온도가 24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하나는 겨우 내린 실내 온도를 장시간의 외출로 올리고 싶지 않단 이유로, 또 하나는 애인 옆에서 쉬는 날까지 땀 냄새를 풍기고 싶지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땀에 젖은 뒷머리가 축축했다. 뉴스에서는 매일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며 떠들었지만 한낮의 온도가 20도를 넘지 않는 날이었다. 쌀쌀한 밤바람을 생각하며 후드 집업을 걸친 게 패착이었다. 한 시간을 넘게 걸었더니 두터운 옷감의 안쪽에 열이 쌓인다. 마지막으로 딱 한 곳, 마지막으로 여기만. 몇 번이고 마지막을 번복하지 않았다면 4월에 한여
나무 테이블이 가볍게 떨린다. 선오의 손이 습관적으로 테이블을 더듬는다. 진동벨을 찾으려 합판을 더듬던 손가락이 무의미했음을 깨닫는 건 찰나다. 녹은 얼음이 유리잔의 표면을 건드리며 맑게 잘가닥거렸다. 진작에 음료를 받고 진동벨은 카운터에 반납했다. 그럼에도 손이 먼저 움직였던 이유는 데이트 중 서로의 핸드폰이 울리는 일이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